새해부터 중소기업들은 '짝짓기'에 나서야 한다. 내년부터 '기업 간 기술융합'이 급속히 활성화할 전망이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중소기업들은 첨단기술을 개발할 때 자사 연구실에서 '쉬쉬'하며 남몰래 들키지 않게 연구해왔다. 그러나 이제 혼자서 혼신을 다해 개발하는 기술만으로는 선진국을 따라잡을 수 없다.

업종이 다른 기업들끼리 기술을 융합할 경우 엄청나게 폭발적인 신기술을 창출해낼 수 있기 때문에 국내 중소기업들도 적극적으로 짝짓기에 나서야 한다.

이처럼 중소기업들이 각자 가진 기술을 융합해 첨단기술을 개발하는 사업이 갑자기 활기를 띠자 정부도 지원을 위해 적극적으로 발벗고 나섰다.

특히 중소기업청은 2개 이상 기업이 각자 가진 고유 기술을 융합해 신기술을 창출해낼 경우 융합과제 1건당 2000만원을 지원하기로 했다. 이는 금융 지원이 아니라 '무상 지원'이다. 중기청은 자금 지원을 위해 10억원의 예산을 별도로 마련했다. 하지만 아직 구체적인 지원 절차는 확정되지 않았다. 이 자금으로 지원하는 과제는 △융합기술 개발 △생산기술의 획기적인 개선 △정보기술 개발 등 다양한 분야다.

기술 융합은 기술기획 및 기술경영,융합 신기술,신제품 개발,제품화 추진 전략,생산성 향상,자동화 및 에너지 절감 등이 해당한다. 기술 융합 개선은 원가관리,공정관리,품질관리 시스템 개선 등을 융합해 개발하는 것을 말한다. 정보기술 융합은 경영정보 시스템 개발과 e비즈니스 시스템 개발 등이다. 이서구 중기청 기술정책서기관은 "새해부터 기술 융합 과제로 선정한 50개 과제 추진 기업들이 기술 융합을 통해 신기술을 만들어내면 중기청의 다양한 기술개발(R&D) 자금과 연계시켜 줄 계획"이라고 밝혔다.

융합 과제에 대한 중기청의 구체적인 지원 절차가 확정되지 않았지만 이번 자금 지원은 특별한 수준이어서 미리 대비하고 있다가 시행에 들어가면 바로 신청하면 된다.

이 자금은 사업화 자금을 지원받는 데도 우대해준다는 점을 유의하는 것이 좋다. 그렇지만 이 자금은 1개 기업 혼자만으로는 결코 받을 수 없다. 적어도 2개 이상의 기업이 짝짓기를 해야 한다.

이번 자금은 자격 요건보다는 먼저 서두르는 기업이 지원받을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업종교류회 등을 통해 융합하기를 원하는 기업은 많은 데 비해 지원 자금 규모는 작기 때문이다.

이치구 한국경제 중소기업연구소장 rhe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