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중 화장실에 가면 갤러리 관람이 무료예요. '

최근 들어 화장실이 미술을 감상하고 음악을 듣고 책을 읽을 수 있는 예술공간으로 바뀌고 있다. 화장실에 예술을 접목시키고 있는 곳은 화장실 전문 시설 업체인 무림교역(대표 이성훈 · 사진)이다. 이 회사는 경기도 구리와 화성,경남 창녕에 공장을 두고 있다. 지난 25년 동안 화장실 전문기업으로 성장해온 이 회사는 국내 최초로 이동식 화장실을 개발해 1986년 아시안게임,1988년 서울올림픽 등을 비롯해 전국체전,1993년 열린 대전엑스포 등 각종 국가 행사에 공급해왔다.

국내 이동식 화장실 시장에서 선두업체로 자리를 잡은 이 회사는 최근 의정부시 장암동 중랑천공원에 국내 최초로 화장실에서 개인전이 가능한 '갤러리 화장실'을 준공했다. 33㎡의 화장실 공간을 갤러리로 활용할 수 있도록 설계 · 디자인한 것.이곳의 전시 일정은 미술협회 의정부지부 주관으로 이뤄지며 계절별로 연 4회 '테마 전시회'를 열 예정이다. 의정부시는 이번 갤러리 화장실 준공을 계기로 다양한 문화적 접근을 시도,시민들이 예술을 접할 수 있는 기회를 제공하고 호응도에 따라 앞으로 갤러리 화장실을 확대해 나간다는 방침이다.

이성훈 대표는 "휴식을 할 때 가장 어울리는 문화적 코드는 음악과 미술,독서 등이라 할 수 있다"며 "화장실에서도 문화를 즐길 수 있다는 차원에서 이번 갤러리 화장실 준공은 새로운 화장실 문화를 이끌 것"이라고 설명했다.

회사 측은 갤러리 화장실에 전시된 작품의 보호를 위해 3가지 첨단 장비를 설치 운영한다. CCTV와 함께 방범업체와 연계한 초동대처 시스템,갤러리의 온도와 정전,화재 등을 실시간으로 원격 관리하는 '토일링 시스템(Toiling System)'이다. 따라서 정보기술을 접목해 언제 어디에서나 휴대전화를 이용해 화장실의 상황을 확인 관리할 수 있다.

이 대표는 "전국 지자체에서 관리하고 있는 공중 화장실의 인프라 시설과 디자인 수준은 세계 최고를 자랑한다"며 "단순 화장실로만 이용하기에는 아까운 지자체의 좋은 화장실에 미술 그림 독서 등 문화적인 인프라를 깔아 활용함으로써 향후 화장실 문화를 혁신시켜 나가겠다"고 강조했다.

무림교역은 향후 화장실의 고급화를 위해 연구개발(R&D)을 지속적으로 확대하는 것은 물론 화장실에 정보기술을 접목해 '화장실 유비쿼터스 시대'를 열어가는 화장실 문화 선도기업으로 자리매김하겠다는 전략이다.

이계주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