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 바르셀로나를 비롯한 스페인 카탈루냐 지방에서 이제 더이상 투우 경기를 보기 힘들어질 전망이다.카탈루냐 지방의회가 조만간‘투우 금지’주민청원을 통과시킬 예정이기 때문이다.

파이낸셜타임스(FT)는 19일“카탈루냐 주민의 70% 이상이 투우를 법적으로 금지하는 것을 골자로 한 동물보호법 개정안에 찬성하고 있다”고 보도했다.투우 반대론자들이 지난 18일 주민청원 발의에 필요한 인원의 3배인 18만명의 동의를 받아 투우금지 청원을 지방의회에 제출하면서 지역내 투우 관습엔 사실상 사형선고가 내려졌다.카탈루냐 지방의회가 곧 이 청원을 심사할 예정이지만 압도적인 지역내 여론을 감안할때 투우 금지법안의 지방의회 통과는 기정사실화되고 있다.안나 물라 이 아리바스 투우금지 입법단체 대변인은“투우는 21세기 도덕관념과 정면으로 충돌하는 야만적 행위”라고 강조했다.

투우는 스페인 문화권의 오랜 전통이지만 동물학대 논란과 함께 선혈이 낭자한 모습이 지나치게 잔인하다는 비판이 높아지면서 최근 스페인내에서 금지론이 급속도로 힘을 얻고 있는 상태다.이미 20여년전 스페인령 카나리아 군도에서 투우가 금지된 이래 스페인 전역에서‘국가적 축제(라 피에스타 나시오날)’이라고 불리던 투우에 대한 제재가 확대되는 등 투우 금지의 상징적 조치들이 잇따라 취해지고 있다.

그러나 카탈루냐 지방의 이같은 투우 금지 조치가 스페인 전역으로 확산될 수 있을지는 아직 불투명하다.투우 경기의 중심지인 안달루시아 지방에선 여전히 투우에 대한 찬성 여론이 높고,카탈루냐 지방의 분리독립 움직임에 민감한 스페인 중앙정부도 카탈루냐의 전향적 움직임에 미온적인 반응을 보이고 있기 때문이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