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버지니아주,워싱턴 등 북동부 연안 지역이 토요일인 19일 20인치(50.8㎝) 이상의 대규모 눈폭탄을 맞았다. 북쪽으로 이동 중인 눈구름은 일요일인 20일 뉴욕주에도 폭설을 뿌릴 것으로 예보됐다. 버지니아주 워싱턴 메릴랜드주 필라델피아시 켄터키주 등은 폭설에 따른 비상사태를 선포했다. 기상 당국은 워싱턴 일대의 이번 폭설이 2003년 2월 27인치(69㎝) 이후 최대 강설량이 될 것으로 예상했다.

버지니아주의 덜레스 국제공항과 워싱턴의 레이건공항 등은 항공기 이착륙을 중단했다. 덴마크 코펜하겐에서 열린 유엔기후변화회의에 지난 18일 참석한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기상 악화를 이유로 19일 당초 예정보다 일찍 워싱턴으로 귀환했다. 주정부와 기상 당국은 시민들에게 외출을 자제하고 집안에 머물러 달라고 요청했다. 이번 폭설에 따른 교통사고 등으로 버지니아주와 오하이오주에서 7명이 숨지는 등 인명피해도 잇따랐다.

월스트리트저널(WSJ)은 그렇지 않아도 경기 부진에 시름하고 있는 유통 업계가 눈폭탄으로 울상이라고 보도했다. 특히 크리스마스를 앞두고 최대 쇼핑 주말인 '슈퍼 토요일'의 매출이 줄어 타격을 받았다고 전했다. '슈퍼 토요일'은 미 전역에서 하루 150억달러의 매출이 발생하는 날이며 북동부 지역은 이 가운데 3분의 1을 차지한다.

백화점 체인인 블루밍데일스의 앤 키팅 대변인은 "폭설 탓에 워싱턴점의 영업을 일시적으로 중단했으며 필라델피아점도 어떻게 할지 검토 중"이라고 전했다.

반면 인터넷 상거래 시스템을 잘 갖춘 유통 업체와 배달 업체들은 상대적으로 영향을 덜 받았을 것이라는 분석이다.

외출을 꺼리는 소비자들이 온라인 주문으로 방향을 전환하고,페덱스 등 배달 업체들은 주문한 제품을 시차를 두고 배달할 수 있기 때문이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