생산과 예술시설,스포츠시설,주거단지 등이 함께 어우러진 생태형 산업문화복합단지가 국내에서 처음으로 생긴다.

전력 수배전반 생산업체인 케이디파워(대표 박기주)와 종합건축설계업체인 명승건축그룹(회장 이순조)은 협력업체와 공동으로 강원도 춘천시 남산면 창촌리 55만4639㎡ 부지에 '춘천 전력IT문화 복합단지'를 조성하기 위해 21일 기공식을 갖는다.

이 단지는 지난 6월 국내 첫 번째 산업 · 문화복합단지로 지정됐다. 산업단지 인허가절차 간소화 특례법에 따라 통상 2년 이상 걸리는 인허가를 신청한 지 6개월 만에 받았다. 수도권 기업의 지방 이전에 따른 기반조성자금 600억원도 정부로부터 지원받게 된다.

당초 이 프로젝트는 박기주 대표의 아이디어에서 시작됐다. 그는 2년 전 협력업체 와의 공동 이전을 추진하면서 문화 접목을 통해 산업단지의 경쟁력을 높이면 생산제품 이미지도 향상될 것으로 판단했다.

이 단지는 케이디파워 60%,명승건축그룹 21%,기초전력연구원 3%,입주 협력업체 16% 등이 각각의 토지지분을 갖는 공동투자 형태로 개발될 계획이다. 2014년 말까지 3단계에 걸쳐 모두 5600억원이 투입될 예정이다.

2011년 2월 완공되는 1단계 사업기간 중 인터넷으로 원격통제가 가능한 지능형 수배전반은 물론 LED 및 태양광발전시스템을 생산하는 케이디파워와 16개 협력업체 공장,기초전력연구원의 실증시험센터가 들어선다. 입주기업들은 각각 990~3만3000㎡ 규모의 부지에 20억~280억원의 사업비를 들여 공장을 짓는다. 박 대표는 "케이디파워는 김포공장을 팔고 김포 일대에 흩어져 있던 협력업체들은 공장을 매각하거나 임대공장에서 나와 자가공장을 갖게 된다"고 설명했다. 협력업체들이 한 곳에 모이면 물류비 절감 등을 통해 생산성이 10%가량 높아지고 문화시설 공유에 따른 입주민들의 삶의 질 개선 효과도 클 것으로 기대된다.

명승건축그룹 주도로 2012년 10월까지 진행되는 2단계 사업은 다암예술원과 연수원, 카누경기장 등 문화 및 스포츠시설을 조성하는데 중점을 둔다. 지상 14층 건물로 지어지는 다암예술원에는 국내외 작가 1000여명이 연중 상주하며 작품활동에만 전념할 수 있는 아트공방 1004실이 만들어진다. 입주 예술인들이 1억원 상당의 작품을 기증할 경우 갤러리 사용과 숙식 및 작품활동을 위한 모든 지원을 받게 된다. 각 층마다 물길이 나는 것도 특징이다. 또 지상 4~7층 건물 4개동 규모의 연수원과 350세대 규모의 직원용 숙소도 세워진다. 회사 관계자는 "길이 500m 이상의 국제 규격을 갖춘 카누경기장과 2500석 규모의 오페라하우스가 이곳의 명물로 자리잡을 것"이라며 "산업단지에 예술공간이 마련되면 공단 이미지 개선과 함께 예술애호가들이 찾는 관광지가 될 것"이라고 전망했다.

3단계 사업으로 2014년 말까지 아파트형공장 3개동(연건평 9만2400㎡)에 전기 · 전자 소프트웨어 등 친환경 분야 420여개 기업을 입주시킬 계획이다.

박 대표는 "개별 공장 주변에도 실개천을 조성하고 약초거리를 만드는 등 환경친화형 단지로 조성할 방침"이라며 "단지 가동 첫 해인 2012년 케이디파워의 매출액 7000억원에 협력업체 매출을 포함할 경우 1조원의 생산유발 효과가 있을 것이며,단지가 완공되면 1만1200여명의 일자리가 생길 것"이라고 말했다.

이계주/김문권 기자 lee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