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년 정치권에는 여야를 막론하고 '돌아온 실세들'의 활약이 눈에 띄었다.

정권창출의 1등 공신으로 2008년 총선에서 낙선의 고배를 마시며 미국 유학길에 올랐던 이재오 전 한나라당 의원은 국민권익위원장으로 다시 MB곁으로 돌아왔다. 이 위원장의 복귀처가 된 국민권익위는 여권 실세의 등장으로 일약 정부 내 주요 부서로 떠올랐다.

미국산 쇠고기 수입 파문으로 지난해 6월 물러났던 류우익 전 대통령 실장은 주중 대사로 기용돼 '실세 대사'라는 평을 듣고 있다. 올 1월 청와대로 복귀한 곽승준 미래기획위원장은 교육 저출산대책 등 미래분야에서의 활약이 두드러진다. 강만수 전 기획재정부 장관도 장관직을 내놓은 지 몇 달 안 돼 경쟁력강화위원장으로 대통령 곁으로 컴백했다. 박영준 총리실 국무차장은 지난해 6월 청와대 기획조정관에서 물러났다가 올 1월엔 '실세 차관'으로 복귀했다.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의 목소리도 눈에 띈다. 박 전 대표는 2008년 친박공천과 총선,친박복당 문제 이후 정치 전면에 모습을 드러내지 않았다. 하지만 2009년에는 미디어법 논란에서 대안을 제시하고 세종시 문제에 대해 강한 소신을 피력하는 등 특유의 '한마디 정치'로 정치지형을 뒤흔들고 있다. 여권 내 유력 대권 후보인 정몽준 한나라당 대표는 입당 2년이 채 되지도 않은 상황에서 대표직을 꿰차는 성과를 거뒀다.

야권에서는 지난 총선에서 나란히 고배를 마신 손학규 전 민주당 대표와 정동영 의원도 2009년 정치적 재개의 기틀을 마련했다. 손 전 대표는 연이은 재선거에서 '지원군'의 역할을 톡톡히 해가며 민주당 차기 대선후보의 한 사람으로 위력을 실감케 했다. 정 의원도 4월 재선거에서 민주당의 반대 속에서도 무소속으로 출마,자력으로 정계에 복귀해 내년 초 민주당 복당논의가 오가고 있는 상황이다.

박지원 의원은 김 전 대통령 서거 당시 국장을 진두지휘하며 '포스트 DJ'의 선두주자로서 입지를 굳혀가고 있다.

구동회/홍영식 기자 kugija@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