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1일 국내증시는 제한적 반등을 시도할 것으로 보인다.

달러화 강세에 따른 달러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연말랠리의 발목을 잡고 있지만 유동성 호조세는 이어질 것이란 의견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이다. 오히려 달러 강세 요인을 미국의 경기회복에 맞춰 해석해야 한다는 낙관론이 더 우세한 상황이다.

미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경기 선순환과 이를 바탕으로 한 기업이익 상향으로 코스피지수가 남은 7거래일 동안 추가로 상승할 것이란 주장도 제기되고 있다.

지난주말 미국증시도 상승 마감해 외국인 투자가들의 투자심리 호전도 기대되고 있다.

하지만 연말을 맞아 줄어드는 거래량과 달러강세와 더불어 나타나고 있는 외국인 매수강도의 약화, 실적발표를 앞두고 모멘텀의 공백 등이 겹치고 있는 상황은 염두에 둘 필요가 있다.

강세장의 연말에는 낙관론보다는 비관론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는 목소리도 점차 고개를 들고 있다.

지난 18일(현지시간) 뉴욕증시는 오라클과 리서치인모션(RIM) 등 기술주들의 실적 호전 소식에 나스닥이 큰 폭으로 올랐고, 다우와 S&P 500 지수도 소폭 상승한 채 마감됐다.

뉴욕증권거래소(NYSE)에서 다우존스 산업평균지수는 전날보다 20.63포인트(0.20%) 상승한 10,328.89를 기록했다.

스탠더드 앤드 푸어스(S&P) 500 지수도 6.39포인트(0.58%) 오른 1,102.47을, 나스닥 종합지수는 31.64 포인트(1.45%) 오른 2,211.69로 장을 마감했다.

그러나 다우지수는 지난주 한 주간 1.4% 하락했고, S&P 500 지수는 0.4% 하락했다. 반면 나스닥은 주간 상승률이 1%를 기록했다.

IBK투자證 "코스피지수, 추가 상승 예상"

IBK투자증권은 코스피지수가 미국 경기회복에 힘입어 남은 연말 동안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박승영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코스피 지수는 남은 7거래일 동안 추가로 상승할 것"이라며 "배경은 미국을 중심으로 나타나고 있는 글로벌 경기의 선순환과 이를 바탕으로 한 기업이익의 상향"이라고 분석했다.

그는 "지난주 원·달러 환율 상승이 코스피 조정의 빌미로 작용했지만 아직은 달러 캐리 청산의 때가 아니다"라고 강조했다.

오히려 달러 강세의 결과로 나타날 수 있는 달러 캐리 청산보다 강세의 원인인 미국의 경기회복에 맞추는 것이 바람직할 것이라는 설명이다.

박 애널리스트는 "지난주 발표된 산업생산과 주택지표 등에서도 미국의 경기회복이 확인됐다"고 전했다.

이에 따라 그는 앞으로 이익 개선이 뚜렷한 철강과 전기전자, 자동차, 은행 등의 업종이 지수를 끌어올릴 것으로 전망했다.

그는 "초반에는 기술적 과열 부담으로 중소형주가 선전할 수 있으나 갈수록 단기 과열 부담을 덜어낸 대형주들이 양호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고 내다봤다.

또 "지수 조정시마다 이익 모멘텀이 양호한 철강과 전기전자, 자동차, 은행 등 기존 주도 업종의 대표주를 매수할 것"을 권고했다.

신영證 "'걱정'을 걱정할 필요는 없다"

신영증권은 내년 증시를 출구전략 본격화와 짝수해 주기설 등을 동원해 비관적으로 보는 시각이 있지만 이러한 통계적 주술보다는 구조적 변화에 보다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세중 신영증권 투자전략팀장은 "출구전략과 연계된 달러캐리 트레이드 청산 우려가 높아지고 있다"면서 "하지만 내년 중반까지는 유동성 호조세가 이어지고 이에 따라 달러캐리 트레이드 환경이 우호적으로 작동할 것이란 시각에는 변함이 없다"고 말했다.

한마디로 '걱정'이 걱정인 상황이 지속되고 있다는 지적이다.

아울러 투자심리를 과도하게 억압하는 또하나의 주술인 주식시장의 주기설도 보다 공고해진 이머징 시장의 성장과 금융위기를 미리 경험한 점을 감안하면 지나치다고 일갈했다.

김 팀장은 "최근 화두는 국내증시가 2년 주기로 등락한다는 것으로, 짝수해에 강하고 홀수해에 약하다는 통계가 그 주장의 근거"라며 "이러한 의견이 현실화 된다면 증시가 46% 상승한 홀수해인 2009년에 비해 2010년 짝수해는 약세를 보일 것이라는 판단에 이르게 된다"고 말했다.

하지만 그는 "2년이나 10년 단위의 통계적 순환보다는 구조적 위기로부터의 탈출 시기라는 사실에 더 관심을 둬야 한다"면서 "현재는 대공항 이후 가장 큰 금융위기를 헤쳐나오는 특수한 시기"라고 강조했다.

'베이스 효과'에 의해 지배되는 순환보다는 '레벨'을 중시하는 구조적 환경을 중시해야 한다는 주장이다.

김 팀장은 "내년 경제성장률이 올해의 베이스가 낮아서 잠재성장률 이상으로 개선된다고 해도 성장의 레벨은 여전히 추세적 성장 궤도로부터 크게 이탈해 있다는 점에 초점을 맞춰야 한다"고 말했다.

대공황이나 일본 장기불황을 제외하고는 금융위기 이후 경제 회복이 부진하지만 자산시장은 호조세를 보였다는 경험칙을 감안해야 한다는 것.

그는 "무엇보다 중국을 비롯한 이머징 시장의 성장이 건재하다는 것을 재확인했기 때문에 성장 시장에 대해서는 캐리 트레이드가 아니더라도 중장기 투자자금이 또다른 수요의 축을 형성할 수 있다"면서 "내년 전체증시가 비록 높은 변동성에 직면할 수 있지만 2년이나 10년 순환사이클의 통계적 주술(?)에 의해서만 재단되어서는 안된다"고 거듭 강조했다.

우리투자證 "연말랠리, '낙관론'에 주의해야"

우리투자증권은 강세장이 지속되는 연말에는 낙관보다는 비관론에 더욱 귀를 기울여야 한다고 밝혔다.

경기침체기에는 낙관적 견해를, 경기확장기에는 비관적 견해에 더욱 신경써야 한다는 증시격언을 되짚어 봐야할 시점이라는 주장이다.

강현철 우리투자증권 연구원은 "미국에는 없는 연말랠리가 한국에는 있다고 볼 수 있느냐"고 반문한 뒤 "코스피지수 1650선 위쪽에서는 매물벽 진입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말했다.

'산타랠리'의 근원지격인 미국증시는 추수감사절 이후 상승률이 3대 지수 모두 0 또는 마이너스를 기록하고있는 반면 유독 한국증시만 5% 이상의 강한 상승을 보이며 랠리의 성향을 보이고 있다는 것.

한국증시에 선행적 의미를 보이는 중국증시마저 최근 낙폭이 커지면서 120일 이동평균선에 대한 지지력 테스트에 진입했다는 점에서 국내증시만의 선방은 긍정인 면보다 부정적인 측면이 더 커 보인다는 지적이다.

김 연구원은 "기술적 '골드크로스'(20일 이평선이 60일 이평선을 돌파하는 것) 발생, 낙관적인 투자심리, 프로그램 중심의 수요 우위, 미국 고용과 소비지표 개선 등 연말장의 주위 흐름이 낙관일변도"라며 "하지만 연말 통계가 가지고 있는 착시효과에 주의할 필요가 있고, 강제장의 연말에는 투자심리에 휩쓸리기 보다는 시장의 본질을 좀더 냉철하게 판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그느 또 "코스피지수 1600 초반에 줄어들던 주식형펀드 환매규모가 1650선부터 재차 강화되고 있어 매물벽 진입에 따른 조정이 불가피한 상황"이라며 "주식비중을 여전히 보수적으로 가져갈 것을 권유한다"고 말했다.

신한금융투자 ""종목장세 출구전략, 테마→실적"

신한금융투자는 최근 종목장세가 진행 중이지만 이제 국내 기관 동향과 실적변수에 초점을 맞출 필요가 있다고 밝혔다.

김중현 신한금융투자 연구원은 "최근 달러화 강세가 화두로 떠올랐지만 추세적인 확장 가능성은 제한적으로 판단된다"면서 "다만 단기적으로 한국이나 대만 등 이머징 시장에서의 외국인 동향에 일부 영향을 미치고 있는 부분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투자심리는 지난달에 비해 한결 나아졌지만 더욱 빠듯해진 시장 내 자금사정과 실적발표를 앞둔 모멘텀 공백기에 접어들고 있어 추가 상승에 대한 기대감은 낮아지고 있다고 지적했다.

김 연구원은 "이러한 시장 상황에서 대안으로 삼고 있는 종목장세는 지난주 중소형주와 코스닥시장의 상대적 강세를 불러왔고 이번주에도 좀더 연장될 것으로 보인다"면서 "개별종목을 주로 공략하고 있는 주체는 외국인보다는 최근 재차 환매 압력에 시달리고 있는 투신권을 비롯한 기관"이라고 설명했다.

그는 "종목장에서 주요한 재료로 작용하고 있는 실적개선 및 테마는 당분간 이어지겠지만 실적발표 시즌을 앞두고 무게중심은 실적전망쪽으로 이동할 것"이라며 "종목장세에서 수익률 기대감을 지나치게 높이기보다 단기 매매와 차익실현을 병행하는 위험관리가 필요한 시기"라고 말했다.

한경닷컴 변관열 기자 bk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