농심이 올 하반기 내놓은 한국형 쌀국수 '둥지쌀국수 뚝배기'는 출시 한 달 뒤부터 하루 판매량이 1만여박스(20만봉지)를 넘어섰다. 통상 신제품 출시 한 달 후 일 판매량이 5000여박스라는 점을 감안하면 상당한 호평을 받고 있는 셈이다. 쌀을 주재료로 사용해 영양적으로도 우수하면서도 구수하고 얼큰한 맛이 조화를 이뤘기 때문이라는 분석이다.

둥지쌀국수 뚝배기의 쌀 함유량은 90%에 이르고 보리,감자전분,식이섬유로 면발을 빚어 영양이 풍부하다. 진한 소고기 육수가 홍고추,마늘 등 갖은 양념과 어우러져 구수하면서도 얼큰한 맛을,청정지역 완도산 다시마가 베트남 쌀국수에서는 느낄 수 없는 시원한 국물맛을 낸다. 농심은 분말스프 원재료의 맛과 향은 유지시키면서 수분만 배출하는 새로운 스프 제조 공법인 '제트 씨브이디(Z-cvd) 공법'을 개발해 마늘,버섯,홍고추,건파 등 원재료의 맛을 살렸다. 자체 기술 중 하나인 '네스팅 공법(면을 둥지 모양으로 말아 바람에 말리는 건면 제조 방식)'을 적용해 면발의 쫄깃함과 부드러움도 잡았다. 둥지쌀국수 뚝배기는 올해 7월 위해요소중점관리기준(HACCP) 인증을 받은 부산 녹산공장에서 전량 생산된다.

농심은 쌀이 한국 식문화에서 빼놓을 수 없는 식재료이며 영양적으로도 우수한 데도 쌀 소비량이 급감(1970년 연간 1인당 136㎏→2008년 75.8㎏)하자 쌀국수 개발에 착수했다. 쌀은 한국인이 섭취하는 단백질의 15%를 공급하고 무기질,비타민,식이섬유를 다량 함유했다. 지방 함유량은 밀가루의 4분의 1로 비만과 당뇨를 예방하고 콜레스테롤과 혈압을 조절하는 기능이 있다. 농심 관계자는 "저지방,저칼로리 식단을 선호하면서 아시아 음식이 건강식품으로 주목받고 있다"며 "일본은 쌀 생산량의 13%가 가공식품으로 쓰이는 데 비해 한국은 4~5%만 활용된다"고 말했다.

둥지쌀국수 뚝배기를 비롯한 쌀국수를 개발하는 데 1년여 동안 500억원 이상을 투입했다. 테스트용으로 소요된 쌀만 840t으로,이는 지난해 농심이 쌀 가공제품을 만드는 데 사용한 쌀 양의 34%이다. 80㎏짜리 가마니로 환산하면 1만500가마니에 달한다.

이름에는 한국적 정감이 묻어나는 '뚝배기'라는 단어를 사용하고,광고 모델로는 미국계 한국인으로 '영도 하씨'의 시조가 된 로버트 할리(한국명 하일)를 기용해 구수한 한국적 느낌과 세계화에 대한 의지를 모두 담았다.

강유현 기자 yh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