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앨런 그린스펀,후진타오,원자바오,워런 버핏,스티브 케이스,존 보글.'

비즈니스위크(BW)는 21일 집단적인 낙관과 공포가 반복됐던 지난 10년간 세계 금융시장에 가장 큰 영향을 미친 인물로 이들 6명을 선정했다. 이 가운데 첫 손가락에 꼽힌 이는 앨런 그린스펀 전 미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 의장이다. 그는 1987년부터 2006년까지 FRB를 이끌면서 미국 경제의 안정적 성장을 가져와 한때 '마에스트로(거장)'란 찬사까지 받았지만 이제 금융위기의 주범 가운데 한 명으로 꼽히는 신세가 됐다. 저금리를 고집해 주식과 부동산 거품을 키웠다는 비판 때문이다.

뒤를 이어 후진타오 중국 국가주석과 원자바오 총리가 각각 2위와 3위에 올랐다. BW는 이들이 중국의 경제자유화를 진전시키면서 세계경제의 엄청난 변화를 이끌었다고 평가했다. 세계에 수출된 중국산 저가 제품 덕분에 각국 중앙은행들은 인플레이션 걱정 없이 저금리 기조를 유지할 수 있었다.

BW는 지난 10년간 고배를 마신 다른 유명 투자자들과 달리 워런 버핏 벅셔해서웨이 회장은 아직도 수익과 명성을 유지하고 있다며 그를 4위에 선정했다. 단기 성과에 연연하지 않는 특유의 가치투자 방식이 롤러코스터처럼 움직였던 증시에서 '해독제' 역할을 했다는 설명이다. 또 인덱스펀드를 최초로 만든 존 보글 전 뱅가드그룹 회장도 족적을 남긴 사람으로 거론했다.

보글 전 회장은 지수를 추종하면서 운용 비용을 절감하는 방식으로 얼마든지 고수익을 낼 수 있다는 사실을 증명했다. 이 밖에 스티브 케이스 전 아메리카온라인(AOL) 최고경영자(CEO)는 금융시장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지는 않았지만 온라인 투자 환경을 만든 공로로 명단에 들었다.

조귀동 기자 claymor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