올해 국내 간판급 대형주인 블루칩은 주가 상승률에서 미국 일본 등의 주요 경쟁 업체를 크게 앞섰다. 적어도 국내 블루칩은 과거의 '코리아 디스카운트'를 벗어나 이젠 '코리아 프리미엄'을 누리고 있다는 얘기다.

21일 한국거래소와 대우증권에 따르면 반도체 자동차 디스플레이 화학 등 업종별 대표주는 올해 주가 상승률이 70~180%대에 달했다.

현대차는 해외 시장에서의 점유율 확대 등 실적 개선을 바탕으로 주가가 182.3%나 급등했다. 현대모비스도 151.9% 올랐다. 일본 경쟁사인 도요타가 30.9%,부품업체인 덴소가 79.5% 상승에 그친 데 비하면 괄목할 만한 상승세다.

LG화학도 석유화학과 2차전지 등의 호조로 121.3% 급등했고 LG디스플레이도 77.6% 올랐다. 반면 미국 기술주의 상징인 마이크로소프트는 56.1% 상승에 머물렀다. 다우케미컬(68.6%) 스미토모화학(24.5%) 등도 LG화학보다 상승률이 처졌다. 에너지 업종은 SK에너지가 44.0% 상승하는 동안 엑슨모빌은 오히려 14.5% 주가가 빠졌다.

국내 블루칩의 강세는 올해 치열했던 글로벌 구조조정 과정을 성공적으로 이겨내 승자의 위치를 확고히 한 덕분이란 분석이다.

홍콩에 있는 미래에셋증권 글로벌리서치센터의 아제이 카푸 수석전략가는 "한국 대표 기업들의 재무구조와 경쟁력이 강화되면서 실적 불확실성과 주가 변동성이 크게 줄었다"고 말했다.

주요 국가 중 한국의 경기 회복과 기업실적 개선 속도가 월등히 빠르다는 점도 긍정적이다.

삼성증권에 따르면 국제통화기금 (IMF)이 국가별로 2009년과 2010년의 실질 국내총생산(GDP) 증가율을 복리로 합산한 결과 한국은 2.5%로 호주(2.6%)를 제외하고는 가장 높은 것으로 추정됐다.

박해영 기자 bon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