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락하는 노키아, '소송 융단폭격'으로 반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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애플·삼성 등 11개 업체 줄소송
스마트폰 후발업체에 밀려
실적 악화로 신용등급도 하락
스마트폰 후발업체에 밀려
실적 악화로 신용등급도 하락
잠자던 '휴대폰 공룡'이 이빨을 드러냈다. 1996년 세계 최초의 '스마트폰'을 내놓고도 애플 등 후발업체의 공세에 밀려 추락을 거듭하고 있는 노키아가 시장에서의 패배를 법정에서라도 만회하기 위해 '소송 폭격'을 퍼붓고 있다.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21일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린 노키아가 지난 10월 라이벌인 애플을 고소한 데 이어 불과 6주 사이에 삼성 LG 필립스 샤프 등 11개사에 줄소송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키아는 지난 10월 "애플의 '아이폰'이 자사의 특허권 10여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델라웨어법원에 지식재산권 침해 소장을 접수했다. 최근에는 LCD(액정표시장치) 업체들이 가격을 담합했다며 삼성 등을 무더기 제소했다.
◆추락하는 공룡의 절박한 꼼수
세계 1위 휴대폰업체인 노키아가 이 같은 법정 싸움에 목숨을 거는 건 무서운 속도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후발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지난 십여년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부동의 1위로 군림해왔지만 최근 휴대폰업계의 꽃으로 떠오른 스마트폰 시장에서만은 애플의 '아이폰',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등에 시장을 잠식당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직후인 2007년 4분기만 해도 50.9%에 달했던 노키아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올 3분기 35%로 추락했다.
초라한 실적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노키아는 올 3분기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낸 데다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은 11억달러에 그쳐 16억달러를 기록한 애플에 체면을 구겼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신용평가사 피치는 21일 노키아의 장기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휴대폰 시장의 무게중심이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대전환기를 맞아 노키아가 군소 경쟁업체를 누르고 1위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보기술(IT) 조사기관인 모바일 핸드셋에 따르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3.4%에서 내년에 35.7%로 확대될 전망이다.
◆소송 전쟁터로 변한 휴대폰 시장
올해 세계 휴대폰 시장이 전년보다 14%(금액 기준) 줄어들 전망인 가운데 수익성이 높은 스마트폰이 구원투수로 떠오르면서 최근 휴대폰업계는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총성 없는 소송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 '손안의 컴퓨터'로 불리는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무선 데이터통신 등 신기술이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특허 침해로 경쟁사에 족쇄를 채워 시장을 사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노키아 기술 없이는 휴대폰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대부분의 휴대폰 특허를 보유한 노키아가 갑작스럽게 경쟁사 및 협력사를 특허 침해로 법정에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키아에 이어 최근 RIM은 모토로라가 20여개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제소했으며 PDA(개인휴대단말기) 업체 팜은 특허회사인 타일러를 고소했다. 애플은 지난 11일 노키아가 사용자환경(UI) 등 13개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맞소송을 걸었고 지난 3월엔 일본 건설업체 시게루 사이토와 법정에서 맞붙어 승소했다.
노키아는 퀄컴과도 15년째 특허권 침해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였으며 독일 특허회사 아이피콤(IPCOM)과도 12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컨설팅업체인 찰스리버벤처의 빌 타이 연구원은 "살아남기 위해 막대한 법정비용을 감수하고라도 '경쟁사 죽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
인터내셔널 헤럴드 트리뷴(IHT)은 21일 "스마트폰 경쟁에서 밀린 노키아가 지난 10월 라이벌인 애플을 고소한 데 이어 불과 6주 사이에 삼성 LG 필립스 샤프 등 11개사에 줄소송을 걸고 있다"고 보도했다. 노키아는 지난 10월 "애플의 '아이폰'이 자사의 특허권 10여건을 침해했다"며 미국 델라웨어법원에 지식재산권 침해 소장을 접수했다. 최근에는 LCD(액정표시장치) 업체들이 가격을 담합했다며 삼성 등을 무더기 제소했다.
◆추락하는 공룡의 절박한 꼼수
세계 1위 휴대폰업체인 노키아가 이 같은 법정 싸움에 목숨을 거는 건 무서운 속도로 영토를 확장하고 있는 후발업체를 견제하기 위한 목적이 크다. 지난 십여년간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부동의 1위로 군림해왔지만 최근 휴대폰업계의 꽃으로 떠오른 스마트폰 시장에서만은 애플의 '아이폰',리서치인모션(RIM)의 '블랙베리' 등에 시장을 잠식당하면서 위기감을 느낀 탓이다. 시장조사업체 가트너에 따르면 애플이 '아이폰'을 출시한 직후인 2007년 4분기만 해도 50.9%에 달했던 노키아의 스마트폰 시장 점유율은 올 3분기 35%로 추락했다.
초라한 실적도 위기감을 키우고 있다. 노키아는 올 3분기 10년 만에 처음으로 분기 손실을 낸 데다 휴대폰 부문 영업이익은 11억달러에 그쳐 16억달러를 기록한 애플에 체면을 구겼다. 이 같은 상황을 반영,신용평가사 피치는 21일 노키아의 장기채 신용등급을 'A'에서 'A-'로 하향 조정했다.
전문가들은 세계 휴대폰 시장의 무게중심이 스마트폰으로 빠르게 이동하는 대전환기를 맞아 노키아가 군소 경쟁업체를 누르고 1위 자리를 사수하기 위해 사투를 벌이고 있다고 보고 있다. 정보기술(IT) 조사기관인 모바일 핸드셋에 따르면 세계 휴대폰 시장에서 스마트폰이 차지하는 비중은 올해 23.4%에서 내년에 35.7%로 확대될 전망이다.
◆소송 전쟁터로 변한 휴대폰 시장
올해 세계 휴대폰 시장이 전년보다 14%(금액 기준) 줄어들 전망인 가운데 수익성이 높은 스마트폰이 구원투수로 떠오르면서 최근 휴대폰업계는 지식재산권을 둘러싼 총성 없는 소송 전쟁터로 변하고 있다. '손안의 컴퓨터'로 불리는 스마트폰 시장 주도권을 잡기 위해선 무선 데이터통신 등 신기술이 성패를 좌우하는 만큼 특허 침해로 경쟁사에 족쇄를 채워 시장을 사수하겠다는 전략이다. '노키아 기술 없이는 휴대폰 생산이 불가능하다'는 얘기가 나올 정도로 대부분의 휴대폰 특허를 보유한 노키아가 갑작스럽게 경쟁사 및 협력사를 특허 침해로 법정에 세운 것도 같은 맥락이다.
노키아에 이어 최근 RIM은 모토로라가 20여개 특허권을 침해했다며 제소했으며 PDA(개인휴대단말기) 업체 팜은 특허회사인 타일러를 고소했다. 애플은 지난 11일 노키아가 사용자환경(UI) 등 13개 기술을 무단으로 사용했다며 맞소송을 걸었고 지난 3월엔 일본 건설업체 시게루 사이토와 법정에서 맞붙어 승소했다.
노키아는 퀄컴과도 15년째 특허권 침해를 놓고 법정 공방을 벌였으며 독일 특허회사 아이피콤(IPCOM)과도 12건의 소송을 진행 중이다. 컨설팅업체인 찰스리버벤처의 빌 타이 연구원은 "살아남기 위해 막대한 법정비용을 감수하고라도 '경쟁사 죽이기'에 나서고 있는 것"이라고 말했다.
김미희 기자 iciici@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