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물산은 내년부터 실적개선이 뚜렷해지면서 중장기 고성장세에 접어들 것으로 기대를 모으고 있다. 삼성엔지니어링을 이끌던 정연주 사장이 새로운 CEO(최고경영자)로 오면서 긍정적인 변화가 예상된다는 평가다.

'CEO 효과'에 힘입어 내년에 삼성물산은 최근 몇 년과는 완전히 다른 모습을 보일 것이란 전망이다. 먼저 그동안 보수적으로 접근했던 주택(아파트) 사업의 변화가 예상된다. 삼성물산은 재건축 · 재개발 등 단순도급형 주택 사업에 주력해왔다. 단순도급형은 미분양 위험 등은 낮지만 수익성도 그만큼 떨어진다.

내년부터는 토지소유자와 시공사가 분양성과를 나눠갖는 방식의 주택사업에 적극 나설 것으로 보인다. 조주형 하나대투증권 연구원은 "수원 광교,인천 옥련동,한강신도시 등에서 이 같은 방식의 사업을 준비하고 있다"며 "주택사업의 구조적 변화를 통한 외형확대와 수익성 개선이 예상된다"고 말했다.

주택사업을 비롯한 건설부문은 삼성물산의 매출에서 54%를 차지한다. 하지만 전체 수익의 90% 정도가 건설부문에서 나올 정도로 건설부문은 핵심 사업이다. 최근 2년간 삼성전자의 신규 투자가 거의 없었지만,내년부터 투자가 늘면서 삼성물산이 공사물량을 확보해 건설부문 실적이 힘을 받을 전망이다. 여기에 중동지역의 화력발전과 원자력발전 관련 대규모 수주 기대감도 높다.

증시 분석가들은 정 사장이 건설부문 사업 포트폴리오를 개선하고 해외시장 개척에 적극 나서 삼성물산을 한단계 도약시킬 것이라고 기대하고 있다.

조 연구원은 "정 사장은 삼성엔지니어링에서 2005년부터 수주를 연평균 56.4% 증가시켰다"며 "삼성엔지니어링에서 보여준 공격적인 경영활동을 감안하면 삼성물산 건설부문의 획기적인 변화를 기대할 수 있다"고 말했다. 조 연구원은 "철저한 준비와 공격적인 경영으로 이 같은 탁월한 성과를 올린 CEO를 맞이한 것은 삼성물산에 큰 호재"라며 "올 4분기부터 전년 동기와 비교해 영업이익이 증가하기 시작해 내년에도 좋은 흐름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

송흥익 대우증권 연구원도 "능력을 인정받은 CEO가 왔으니 높은 브랜드 인지도와 안정적인 재무구조,우수한 인력 등을 바탕으로 기업가치가 크게 상승할 것"이라고 진단했다. 삼성물산은 이달 들어 21일까지 13.59% 뛰었다.

장경영 기자 longru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