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미아동 상권은 서울에서 가장 경쟁이 치열한 곳으로 이마트가 아니라 어떤 유통업체 미아지역 매장을 조사했더라도 가장 싸게 나타났을 것"이라고 볼멘 소리를 냈다.
또 일부 대형마트에서 가격조사 직전에 판매가를 40%나 내리는 '꼼수'를 부렸다는 지적도 나왔다. 현재 조사방법으로는 소비자원 홈페이지에 일주일 단위로 가격이 업데이트 되기 때문에 나머지 6일간의 가격 변화 추이는 알 길이 없다. 소비자원 직원과 조사원 등 8명이 매장을 일일이 방문해 가격을 확인하는 방식으로는 한계가 있다는 얘기다.
반면 장바구니 가격 비교가 한결 쉬워진 소비자들의 반응은 뜨거웠다. 평소 하루 평균 5000여명이 방문하던 소비자원 홈페이지는 공개 첫날에만 2만여명이 몰렸다. 주부 정혜린씨(41)는 "어차피 차를 끌고 장을 보러 나가기 때문에 앞으로는 인터넷으로 미리 확인한 다음 조금 멀더라도 저렴한 곳으로 갈 것 같다"고 말했다.
이번 가격 공개는 적지 않은 문제점들에도 불구하고 의미있는 시도로 받아들여진다. 공급자와 소비자 간 존재해 왔던 가격정보의 비대칭성을 완화시킬 수 있기 때문이다.
지금까지 소비자들은 어떤 마트의 어떤 물건이 얼마나 싼지를 구체적으로 알기 어려웠다. 상품 구입 시 가장 중요한 고려 항목 중 하나가 가격이지만,정작 소비자들은 이 같은 핵심 정보에서 소외됐던 셈이다. 유통 업계에서도 이번 가격 공개로 업체 간 경쟁이 한층 치열해져 생필품 가격의 인하효과가 있을 것으로 보고 있다.
소비자원의 생필품 가격 공개는 내년 4월부터 전국 7개 도시로 확대된다. 또 유통업체와 꾸준히 간담회를 열어 의견을 수렴하고,홈페이지 게재 주기도 점차적으로 단축시켜 나간다고 한다. 관련 인력도 현재 8명에서 30명으로 늘릴 계획이다. 소비자를 위한 작지만 의미있는 출발이란 게 대체적인 시각이다.
김정은 <생활경제부 기자> likesmil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