크게 개선된 실적을 기반으로 최근 증시에서 상승세를 타고 있는 사조오양에 대주주 물량 '주의보'가 발효됐다. 김명환 전 부회장의 지분이 시장에서 대거 풀리고 있어서다. 당분간 김 전 부회장의 지분이 시장에 더 나올 것으로 보여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23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김명환 전 부회장은 사조오양 주식 15만6560주를 이달 중순 장내에서 분할 매도했다. 이에 따라 김 전 부회장과 특별관계자들의 사조오양 보유지분은 기존 21.51%(93만8054주)에서 17.92%(78만1494주)로 감소했다.

이번 지분 처분은 그동안 김 전 부회장이 사조그룹과의 경영권 다툼에서 손을 떼는 수순으로 해석되고 있다.

김 전 부회장은 사조오양(옛 오양수산)을 창업한 故(고) 김성수 전 회장의 장남이다. 2007년 고 김 전 회장이 타계한 직후 상속 지분을 두고 어머니 최 모 씨 등 가족들과 갈등이 있었다.

최 씨 등은 장남 김 전 부회장과의 반목 끝에 급기야 회사를 경쟁사인 사조그룹에 넘겼지만, 최 전 부회장은 자신이 상속받은 주식의 소유권을 주장하며 지분 매각을 거부했다.

그러나 최근 서울고등법원은 김 전 부회장이 상속받은 13만4000여주를 사조그룹에 16억9000여만원을 받고 매각하라고 판시했다.

김 전 부회장은 항소할 것으로 알려지고 있으나 1,2심에서 모두 패했기 때문에 상당히 불리한 입장이다. 이런 상황에서 김 전 부회장의 지분이 시장에 풀려 경영권 분쟁의 종결 가능성이 무게를 더하고 있다. 13만여주를 제외한 나머지 지분을 차츰 정리할 것이란 얘기다.

사조그룹 관계자는 "김 전 부회장이 블로딜(대량거래)로 지분을 넘길 투자자를 찾지 못하고 있어 장내에서 더 팔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