윌리엄 왕자 궁전 놔두고 노숙 체험

"생애 가장 끔찍한 밤이었습니다."

영국 윌리엄 왕자(27)가 화려하고 따뜻한 버킹엄 궁전과는 딴 판인 런던의 차가운 뒷골목에서 하룻밤을 세우고 전한 한마디의 말이다.

영국 왕위 계승 서열 2위인 윌리엄 왕자는 10대 노숙자들의 애환을 직접 체험해보기 위해 노숙인 구호단체인 '센터포인트(Centrepoint)' 세이 오바킨 대표와 함께 지난주말 템즈강변 블랙프라이어스 다리 근처에서 추운 밤을 보냈다고 22일(현지시간) AP통신이 전했다..

지난 2005년 이후 노숙인단체를 후원해왔던 윌리엄은 "차가운 길거리에서 하룻 밤 지내보니 10대 청소년들이 매일 밤 마다 험한 런던 길바닥에서 잔다는 것을 상상할 수도 없다"고 노숙체험 소감을 밝혔다.

그는 또 "가난과 정신병, 약물·알콜중독, 가정붕괴 등은 10대 청소년들을 길거리로 내몰고 계속 떠돌게 만들고 있다"고 지적했다.

센터포인트 자선단체는 윌리엄이 골목에서 회색 모자티셔츠와 청바지 차림에 털모자를 푹 눌러쓴 사진을 언론에 공개했다.

오바킨 대표는 "지난 3월 젊은 노숙자가 직면할 수 있는 각종 문제들을 이해하기 위해 윌리엄 왕자가 체험해보기를 요청했었고 그는 이를 흔쾌히 받아들였다"며 "편안한 잠자리를 버려두고 영하 4도의 길거리 바닥으로 나간 것은 끔찍한 경험이었고 윌리엄 왕자도 마찬가지였다"고 전했다.

한편 윌리엄은 현재 영국 공군에서 탐색구조 파일럿으로 훈련 중에 있다.

한경닷컴 이유미 인턴기자 dironan@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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