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가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의 중국 LCD공장 설립을 허용키로 했다.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은 23일 과천정부청사에서 기자간담회를 갖고 "24일 국무총리 주재로 열리는 산업기술보호위원회의 최종심의에서 이들 공장의 중국 진출을 허용할 것"이라고 밝혔다.

정부의 이 같은 방침은 경제위기 이후 국내외를 막론하고 기업들의 투자심리를 살려야할 필요성이 있는데다 세계 1위를 달리고 있는 국내 LCD산업이 최근 일본과 대만의 거센 도전에 직면해 있는 현실적 여건을 감안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현행 산업기술유출방지법은 'LCD 제조와 공정에 관한 기술'을 국가 핵심기술로 지정,해외 진출시 반드시 정부의 기술수출심사 또는 승인을 받도록 규정하고 있다. 특히 정부가 예산을 지원해 개발한 국가핵심기술의 경우 국무총리를 위원장으로 하는 산업기술보호위원회를 통해 국가안보와 국민경제에 미치는 영향을 심의해 수출 여부를 결정하도록 돼있다.

지난 10월 정부에 기술수출 승인을 신청한 삼성전자는 중국 쑤저우에 2조6000억원을 합작 투자해 7.5세대 LCD공장을 2011년 완공한다는 계획을 세워놓고 있다. LG디스플레이는 광저우에 40억달러(약 4조7000억원)를 합작 투자해 8세대 LCD공장을 2012년에 완공한다는 계획을 발표한 바 있다.

정부는 지난달 10일과 19일 산업기술보호위 전문위원회와 실무위원회를 각각 열어 두 회사의 중국 공장 건설과 운영에 기술유출 우려가 없다는 잠정 결론을 내린 상태다.

하지만 양사가 중국 투자를 본격화하려면 중국 각 지방정부와 체결한 투자 계약과는 별개로 중국 중앙정부의 승인을 받아야 한다.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는 중국 중앙정부 승인을 위해 투자 제안서를 제출한 상태지만 아직 최종 결과는 예단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중국은 최근 자국산업 보호와 공급과잉을 막기 위해 외국기업의 LCD 생산시설 투자를 까다롭게 규제하려는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이르면 2년 안에 중국이 세계 최대 LCD 시장으로 부상할 것"이라며 "일본의 샤프나 대만의 AUO 등도 중국 진출을 서두르고 있지만 삼성전자와 LG디스플레이가 일찌감치 투자제안서를 제출한데다 중국산업 기여도도 높다는 점에서 중국 정부의 최종 승인을 얻을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