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론] 노사안정 이제 국회에 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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복수노조 허용과 전임자 임금 지급 금지 조항을 포함한 노동조합 및 노동관계 조정법은 올해 말까지 개정되지 않으면 내년 1월1일부터 전격 시행된다. 노 · 사 · 정과 여야는 이 두 조항에 대해 서로 다른 안들을 내놓은 가운데 부산한 물밑접촉을 하고 있다. 정부와 한국경영자총협회,한국노총이 지난 4일 '복수노조 2년 6개월 후 시행,전임자 임금 타임오프제'를 내용으로 하는 노 · 사 · 정 합의안을 냈으나,한나라당은 이를 수정해 전임자 임금지급을 노조의 일상적인 업무에까지 확대하는 입법안을 제출했다. 민주당 · 민주노동당도 '복수노조 즉각 허용,전임자 임금 노사 자율 결정'을 담은 개정안을 국회에 제출한 상태다.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2일 다자협의체를 소집,막판 절충에 들어가 복수노조 · 노조전임자 임금 문제를 정치권과 노 · 사 · 정 협상으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혀 한가닥 타결의 기대를 갖게 하는 상황이다.
이제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을 둘러싼 논의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우선 여야가 이달 말까지 어떠한 합의도 보지 못하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못해 내년 1월1일부터 현행법에서 정한대로 실시되는 경우를 상정해볼 수 있다. 이 경우 복수노조는 허용되지만 창구단일화 방안이 마련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사측이 반대하는 자율교섭제가 되는 셈이다.
한편 전임자임금제도는 노조가 극렬히 반대하는 전면금지로 확정될 것이다. 이 경우는 노사가 가장 싫어하는 요소만을 결합한 셈이 돼 당사자들의 반발도 심하겠지만 산업현장에서도 복수노조와 전임자임금 지급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이 예상된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노사관계의 파국을 가져오는 최악의 전개라는 점은 여야 모두 공감한 듯이 보인다.
현재의 상황에서 노사의 다양한 구성원을 모두 만족시키는 안은 찾기 힘들다. 이 두 사안에 대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의견이 엇갈리고,여야 간 입장차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사측도 기업별 노사관계 상황에 따라 다소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어차피 노사가 자율적으로는 합의할 수 없는 사안이라면 이번 기회에 국회가 주도권을 쥐고 노사관계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주는 것이다. 이는 노사관계의 불확실성을 제거함으로써 국제기관의 평가에서 늘 하위권을 맴도는 한국 노사관계의 장기적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이를 위해선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전임자임금제도는 타임오프제를 도입하는 게 가장 좋다. 복수노조의 창구단일화 방안은 미국식 과반수대표제로 해 노조난립으로 노사관계가 난맥상으로 흐르지 않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임자임금제도는 현재의 지급관행이 과잉지급이고,완전금지를 규정한 현행법은 국제관행에서 벗어난 과잉금지라는 점을 고려할 때 노사협상과 협의,산업안전,고충처리 등 노사공동의 업무에 대해서만 임금지급을 허용하는 타임오프제가 국제기준에 맞는 적정한 타협안일 것이다. 이는 지난 4일 노 · 사 · 정 합의안을 존중하는 입법안이다.
여야 합의안을 이끌어내는 과제는 지난한 일이다. 남은 기간이 워낙 촉박하고 여야간,노 · 사 · 정 간 입장차이도 크기 때문이다. 과연 13년간 끌어온 사안이 1주일 만에 해결되겠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큰 동기는 협상실패 시 초래될 파국의 가능성에 있다. 현 상황에서 정치권이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노 · 사 · 정 모두 원치 않는 결과가 올 것이며 정치권도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파국의 위험이 크면 클수록 타결의 가능성도 더 커지는 것이 협상의 원리다. 향후 노사안정의 열쇠는 정치권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권의 분발을 기대한다.
김동원 <고려대 교수·경영학>
국회 환경노동위원회는 22일 다자협의체를 소집,막판 절충에 들어가 복수노조 · 노조전임자 임금 문제를 정치권과 노 · 사 · 정 협상으로 연내 처리하겠다고 밝혀 한가닥 타결의 기대를 갖게 하는 상황이다.
이제 복수노조와 전임자 임금을 둘러싼 논의는 막다른 골목에 다다랐다. 우선 여야가 이달 말까지 어떠한 합의도 보지 못하고 아무 조치도 취하지 못해 내년 1월1일부터 현행법에서 정한대로 실시되는 경우를 상정해볼 수 있다. 이 경우 복수노조는 허용되지만 창구단일화 방안이 마련되지 않음으로써 사실상 사측이 반대하는 자율교섭제가 되는 셈이다.
한편 전임자임금제도는 노조가 극렬히 반대하는 전면금지로 확정될 것이다. 이 경우는 노사가 가장 싫어하는 요소만을 결합한 셈이 돼 당사자들의 반발도 심하겠지만 산업현장에서도 복수노조와 전임자임금 지급을 둘러싸고 극심한 갈등이 예상된다. 이러한 시나리오가 노사관계의 파국을 가져오는 최악의 전개라는 점은 여야 모두 공감한 듯이 보인다.
현재의 상황에서 노사의 다양한 구성원을 모두 만족시키는 안은 찾기 힘들다. 이 두 사안에 대해 한국노총과 민주노총의 의견이 엇갈리고,여야 간 입장차도 엄연히 존재하고 있다. 사측도 기업별 노사관계 상황에 따라 다소 다른 주장을 펴고 있다. 이런 상황에서 가장 이상적인 시나리오는 어차피 노사가 자율적으로는 합의할 수 없는 사안이라면 이번 기회에 국회가 주도권을 쥐고 노사관계의 불확실성을 해소해주는 것이다. 이는 노사관계의 불확실성을 제거함으로써 국제기관의 평가에서 늘 하위권을 맴도는 한국 노사관계의 장기적 경쟁력을 향상시킨다는 긍정적인 효과가 있다.
이를 위해선 복수노조를 허용하고 전임자임금제도는 타임오프제를 도입하는 게 가장 좋다. 복수노조의 창구단일화 방안은 미국식 과반수대표제로 해 노조난립으로 노사관계가 난맥상으로 흐르지 않는 장치를 마련하는 것이 중요하다. 전임자임금제도는 현재의 지급관행이 과잉지급이고,완전금지를 규정한 현행법은 국제관행에서 벗어난 과잉금지라는 점을 고려할 때 노사협상과 협의,산업안전,고충처리 등 노사공동의 업무에 대해서만 임금지급을 허용하는 타임오프제가 국제기준에 맞는 적정한 타협안일 것이다. 이는 지난 4일 노 · 사 · 정 합의안을 존중하는 입법안이다.
여야 합의안을 이끌어내는 과제는 지난한 일이다. 남은 기간이 워낙 촉박하고 여야간,노 · 사 · 정 간 입장차이도 크기 때문이다. 과연 13년간 끌어온 사안이 1주일 만에 해결되겠냐는 비판적인 시각도 있다. 그러나 역설적으로 협상을 성공으로 이끄는 가장 큰 동기는 협상실패 시 초래될 파국의 가능성에 있다. 현 상황에서 정치권이 이 문제를 풀지 못하면 노 · 사 · 정 모두 원치 않는 결과가 올 것이며 정치권도 지탄의 대상이 될 것이다. 파국의 위험이 크면 클수록 타결의 가능성도 더 커지는 것이 협상의 원리다. 향후 노사안정의 열쇠는 정치권이 쥐고 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정치권의 분발을 기대한다.
김동원 <고려대 교수·경영학>