타인의 예금계좌로 돈을 잘못 보낸 이후 해당 계좌가 압류됐다 해도 되돌려 받을 수 없다는 대법원 판결이 나왔다. 대법원 2부는 송모씨(49)가 케이알앤씨(옛 정리금융공사)와 계좌주 이모씨(51)를 상대로 낸 부당이득금반환소송에서 원고승소 판결한 원심을 깨고 사건을 서울중앙지법 합의부로 돌려보냈다고 23일 밝혔다.

송씨의 언니 A씨는 사채업자 B씨로부터 빌린 돈 2500만원을 갚기 위해 송씨에게 B씨 계좌로 직접 송금할 것을 부탁했다. 그러나 A씨는 실수로 거래처 이씨의 계좌를 불러줬고 송씨는 이 계좌로 돈을 송금했다가 이씨의 계좌가 케이알앤씨로부터 압류당하면서 돈을 반환받지 못하게 되자 소송을 냈다. 대법원은 "송씨는 이씨에 대해 부당이득반환청구권을 가질 뿐 예금채권이 케이알앤씨로 넘어가는 것을 막을 권리를 취득하는 것은 아니다"라고 판시했다.

이해성 기자 ih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