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줄잇는 희망나누기…문화계 '기부천사' 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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가수 션·빅뱅·김장훈 등 기부금마련 캠페인
소외계층 무료 공연 티켓…군부대 도서 기증
소외계층 무료 공연 티켓…군부대 도서 기증
가수 션은 지난달 7일 경기도 용인을 방문했다. 루게릭병과 싸우는 박승일 전 프로농구 현대모비스 코치의 책 《눈으로 희망을 쓰다》(웅진지식하우스 펴냄)를 읽고 그의 집으로 찾아간 것.션은 이 자리에서 근육 마비 때문에 눈동자를 이용한 안구 마우스로 의사를 표현하는 박씨에게 1년간 강연회에서 모은 기금 1억원을 전달했다.
독도지킴이 김장훈은 최근 독도와 동해를 알리는 데 써달라며 3억원을 추가로 기부했고 인기 개그맨 박휘순과 윤형빈,윤택 등은 최근 예스24와 함께 롯데시네마 영등포관에서 '사랑의 책 나눔' 행사를 갖고 수익금 전액을 홀트아동복지회에 전달했다. 또 구호 전문가인 한비야 전 월드비전 국제구호팀장은 자신의 책 《그건 사랑이었네》(푸른숲)의 인세 중 1억원을 월드비전에 기탁했다.
문화예술계 인사들의 세밑 기부 열풍이 뜨겁다. 가수 배우 개그맨 등 인기 스타는 물론 작가 공연단체 등도 십시일반으로 기부 행진에 동참하고 있다. 기부 내용도 현금뿐만 아니라 인세,공연 티켓,크리스마스 선물 등으로 다양하다.
션은 용인에서 돌아오자 마자 소속사인 YG엔터테인먼트의 간판 스타들과 함께 루게릭병 요양소 건립을 위한 공동캠페인에 돌입했다. 박 전 코치에게 "요양소 건립에 필요한 7억5000만원과 매달 필요한 운영비 1500만원을 지원하겠다"고 약속했기 때문이다.
최근 강남의 한 스튜디오에서 이뤄진 캠페인 홍보영상 촬영에는 션 · 정혜영 부부와 빅뱅,2NE1,거미 등 최고의 가수들이 모였다. 배우 강혜정과 허이재도 함께했다. 이들은 이달 말까지 강남대로의 대형 LCD 화면과 YG엔터테인먼트의 'WITH' 캠페인 홈페이지(yg-with.com),미디어폴 홈페이지(mediapole.or.kr)에서 모금 행사를 진행하고 있다.
션 · 정혜영 부부는 전셋집에 살면서 승용차도 갖지 않은 채 해마다 결혼기념일에 밥차 봉사를 하는 등 사랑을 실천해온 기부천사로 유명하다.
대한사회복지회 홍보대사인 방송인 강수정도 22일 대한사회복지회와 신한카드가 함께하는 '9th 특별한 크리스마스 만들기' 캠페인을 갖고 고아원 아이들과 미혼모,청소년 등 850명에게 전달할 크리스마스 선물을 구입하는 특별행사를 가졌다.
공연계도 팔을 걷고 나섰다. 뮤지컬 '스프링 어웨이크닝'은 사회복지공동모금회와 손잡고 저소득 가정의 청소년들에게 내년 1월까지 매주 일요일 공연 10좌석 관람 기회를 제공하기로 했다.
28일까지 공연하는 뮤지컬 '오즈의 마법사'도 '5% 객석 나눔'사업을 벌인다. 뮤지컬 '갓스펠'는 서울사회복지공동모금회,동방사회복지회 등을 통해 소외계층 130여명에게 무료 관람 티켓을 내놨다. 내년 1월 공연 중 매회 30석도 아름다운재단에 기부했다.
뮤지컬 '빌리 엘리어트'의 오디션에 참가 중인 12명의 예비 '빌리'12명은 23일 서울 성북구 청소년문화의 집을 방문해 또래 친구들에게 춤을 가르쳐주고 작은 공연을 펼쳤고 탭슈즈와 빌리 엘리어트 도서,겨울 점퍼,양말 등도 전달했다. 유니버설발레단은 발레 '호두까기 인형'의 22일 낮 공연 전석을 기부했다. 서울 나들이가 쉽지 않은 강원도 탄광촌 및 농촌 거주 청소년 1000여명을 월정사 문수청소년회와 함께 초청한 것.유니버설발레단의 문훈숙 단장과 무용수 50여명은 직접 만든 아우인형 판매 수익금을 전액 기부할 예정이다.
이 같은 온정의 물결은 경제위기 속의 어려운 이웃들에게 희망을 북돋워주고 있다. YG엔터테인먼트 측은 "대중 스타들이 팬들에게 받은 사랑을 사회에 환원하는 차원에서도 의미 있지만 진심에서 우러나오는 사랑의 마음이 더 소중하다"면서 "일회성 이벤트로 그치지 않고 내년에도 지원 캠페인을 계속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고두현/김주완 기자 kd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