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융위원회가 양도성예금증서(CD) 금리가 오르면 은행들이 그만큼 가산금리를 낮추도록 해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안정시키는 방안을 추진 중이다. 주택담보대출 금리를 사실상 연 6%대 초반에서 고정시켜 소비자 부담을 덜어주겠다는 의도다.

금융위 고위관계자는 23일 "은행들은 CD 금리가 오르는 만큼 가산금리를 낮춰야 한다"며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과도하게 물리는지 철저히 점검하고 불합리한 경우가 있으면 지도하겠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부터 CD금리가 급락하자 은행들이 가산금리를 높여 수익성을 보전한 만큼 CD금리가 다시 오르면 가산금리를 낮추란 얘기다. 그는 "은행이 지난해 금융위기를 맞아 고금리 후순위채를 발행하면서 조달금리가 높아지자 그 부담을 대부분 소비자에게 전가해왔다"며 "앞으로는 자체적으로도 흡수하는 모습을 보여야 한다"고 설명했다.

은행권 주택담보대출의 80%가량은 CD연동형 변동금리부로,대출금리는 'CD금리+가산금리'로 구성된다. 3개월물 CD 금리는 지난해 10월24일 6.18%까지 올랐다가 지난 4월엔 2.41%까지 급락했다. 그러자 은행들은 2007년 1.18%였던 가산금리를 올 10월 3.11%까지 높여 수익성을 만회했다.

CD금리는 최근 소폭 올라 23일 2.85%를 기록했다. 한번 높아진 가산금리는 계약이 끝날 때까지 유지되기 때문에 내년 1분기께 5~6%까지 오를 경우 올 들어 주택담보대출을 받은 수십만명은 연 9%에 달하는 금리를 내야 한다. 삼성경제연구소는 이날 내년 상반기 가계의 대출이자 부담은 12조3000억원으로 올 상반기보다 2조2000억원가량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금융당국은 이에 따라 CD금리가 급등할 경우 현재 높은 가산금리를 물고 있는 대출자를 대상으로 은행들이 중도상환수수료를 할인해주거나,감면해주는 방법으로 낮은 가산금리 대출로 갈아탈 수 있도록 하는 방법도 검토하기로 했다. 또 은행들이 내년 초 출시할 평균조달금리에 기초한 새로운 상품에 대해서도 같은 기회를 줄 계획이다.

시중은행 관계자는 이에 대해 "주택담보대출 265조원 중 올해 나간 25조원가량을 뺀 대부분은 1%대 가산금리를 누리고 있는데 유독 25조원가량에 대해서만 문제를 삼고 있다"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CD금리가 오르는 만큼 가산금리를 조정할 경우 사실상 대출금리가 연 6%대로 고정되는 효과가 나타난다"며 "이렇게 되면 잠잠했던 주택담보대출이 다시 늘어나 집값이 불안해질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