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소금융이 상담원들이 들려주는 '곤혹스러운 대출 희망자'를 유형별로 분류해 봤다.

◆재산과다형

삼성미소금융 지점에는 시가 7억원짜리 아파트에 살며 은행에서 3억원의 대출을 쓰고 있는 사람이 사업 자금이 필요하다며 대출 신청을 한 사례가 있었다. 배우자 명의로 6억원이 넘는 아파트를 보유한 남성이 우리미소금융 지점을 찾아와 돈을 빌려 달라고 요구했다 거절당하기도 했으며 부동산 등을 합해 총 14억원 이상의 재산을 가진 사람이 현대차미소금융 지점에 대출을 요구한 경우도 있었다.

이현경 삼성미소금융 지점 상담원은 "결격 사유를 말해줘도 계속 대출을 해달라며 안 가고 버티는 경우 안타깝고 곤혹스럽다"고 말했다.

◆우량등급형

하나미소금융 지점에는 신용등급 2등급인 사람이 대출 상담을 해 온 사례가 있었다. 2등급은 시중은행에서도 우량고객으로 분류된다. 신용등급이 4등급인 개인사업자가 KB미소금융에 대출을 요구했다 돌아간 경우도 있다.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라도 연체 정보 등이 있어 대출이 거절되는 사례도 많다. 문창준 우리미소금융 지점 상담역은 "금융채무불이행자(옛 신용불량자)로 등재된 사람이 신용등급이 7등급 이하인데 왜 대출이 안되냐고 하는 경우가 종종 있다"고 설명했다.

◆대형사업가형

KB미소금융을 찾은 한 남성은 수억원대 건설중장비들을 구입해 대여하는 사업을 하고 있었는데 새로운 장비 구입에 쓸 돈이 필요하다며 대출을 요구했다. 삼성미소금융 지점에는 여관을 임대해 운영하고 싶다는 상담자도 있었으며 우리미소금융 지점에는 대형 유흥주점의 운영자금이 필요하다며 방문한 사람도 있었다.

이 밖에 일가족,지인들의 상담까지 한꺼번에 요구하는 '대리상담형',사업계획도 없이 생활이 어렵다고 무조건 대출을 해달라는 '생계호소형' 등도 상담원을 어렵게 만드는 유형으로 꼽혔다.

이태훈 기자 beje@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