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09 정치 뉴스메이커] (1) 충청 민심 돌리려 4번 찾은 '세종시 총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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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정운찬 국무총리
"경제학자의 시각으로 보기에 세종시는 비효율적이다. "
지난 9월3일 이명박 정부 2기 내각을 이끌 수장에 내정된 정운찬 총리의 일성(一聲)이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100여일 동안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 추진에 '올인'하고 있다. '고향을 팔아 총리가 됐다"는 충청권의 비난과 '세종시 총리'라는 야당의 비아냥은 물론 여당에서마저 "안일하다"는 공격에 직면했지만 정 총리는 뚝심으로 세종시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에게 계란 세례를 퍼붓는 충청권을 네 번이나 방문했다.
정권의 명운이 걸리다시피 한 세종시에 대해 총대를 메면서 정 총리는 역대 어느 총리보다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끈다. 더욱이 총리직을 맡는 순간부터 그는 자연스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정몽준 대표 등과 함께 여권의 차기 대권 후보군에 올랐다. "야당은 물론 여권에서마저 견제를 받는 것은 이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의 100일 행보가 가시밭길이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도덕성 흠집내기에 곤욕을 치렀다. 이명박 대통령이 "일만 잘하면 청문회 때 나쁜 기억은 다 잊혀진다. 걱정 말고 열심히 일하라"고 위로할 정도였다. 정 총리는 '친서민 중도실용'을 강조하는 이 대통령과 호흡을 비교적 잘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쟁점인 세종시와 4대강 사업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의 코드 불일치 우려를 잠재우는 데 성공한 것이다.
내각 통솔력에 대해서는 "능구렁이 같은 장관들을 교수님이 어떻게 다룰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총리 주재 회의에 불참하는 장관을 겨냥해 "문제가 풀기 어려워 불참하신 것이냐"고 뼈있는 농담을 던져 기강을 잡기도 했다. "카리스마가 없다"는 지적이 없지 않지만 정 총리는 "카리스마는 리더십의 유형일 뿐이고,본인은 겸손과 소신을 함께 유지하는 '지적 리더십(Intellectual Leadership)'을 지향하고 있다"고 했다고 한다.
정 총리는 지난 9월27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정운찬형(型)' 총리가 되고 싶다고 했다. 대통령을 잘 보좌하되, 필요하면 총리로서 할 말은 하고,내각을 부드럽게 이끌어 가겠다는 게 골자였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났지만 아직 본인의 '색깔'이 분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리실 관계자는 "취임 후 곧바로 세종시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운찬형 총리를 정립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세종시에 진력하다 보니 인사와 조직 개편은 물론 사회 통합 · 교육문제 · 경제위기 극복 등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설명이다.
정 총리가 올인하고 있는 세종시의 향배에 따라 그의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본인 뜻대로 수정에 성공한다면 대선주자로 부상할 개연성이 다분하지만 거꾸로 실패한다면 진퇴의 기로에 설 수도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
지난 9월3일 이명박 정부 2기 내각을 이끌 수장에 내정된 정운찬 총리의 일성(一聲)이었다. 그로부터 지금까지 100여일 동안 정 총리는 세종시 수정 추진에 '올인'하고 있다. '고향을 팔아 총리가 됐다"는 충청권의 비난과 '세종시 총리'라는 야당의 비아냥은 물론 여당에서마저 "안일하다"는 공격에 직면했지만 정 총리는 뚝심으로 세종시를 밀어붙이고 있다. 그에게 계란 세례를 퍼붓는 충청권을 네 번이나 방문했다.
정권의 명운이 걸리다시피 한 세종시에 대해 총대를 메면서 정 총리는 역대 어느 총리보다 일거수일투족이 주목을 끈다. 더욱이 총리직을 맡는 순간부터 그는 자연스레 박근혜 전 한나라당 대표,정몽준 대표 등과 함께 여권의 차기 대권 후보군에 올랐다. "야당은 물론 여권에서마저 견제를 받는 것은 이 때문"이라는 관측도 나온다.
그의 100일 행보가 가시밭길이었던 것도 이와 무관치 않다. 특히 인사청문회에서 야당의 도덕성 흠집내기에 곤욕을 치렀다. 이명박 대통령이 "일만 잘하면 청문회 때 나쁜 기억은 다 잊혀진다. 걱정 말고 열심히 일하라"고 위로할 정도였다. 정 총리는 '친서민 중도실용'을 강조하는 이 대통령과 호흡을 비교적 잘 맞추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쟁점인 세종시와 4대강 사업에 대해 한목소리를 내고 있다. 일각의 코드 불일치 우려를 잠재우는 데 성공한 것이다.
내각 통솔력에 대해서는 "능구렁이 같은 장관들을 교수님이 어떻게 다룰 수 있겠느냐"는 우려도 있었지만 "점점 더 나아지고 있다"는 게 주위의 평가다. 총리 주재 회의에 불참하는 장관을 겨냥해 "문제가 풀기 어려워 불참하신 것이냐"고 뼈있는 농담을 던져 기강을 잡기도 했다. "카리스마가 없다"는 지적이 없지 않지만 정 총리는 "카리스마는 리더십의 유형일 뿐이고,본인은 겸손과 소신을 함께 유지하는 '지적 리더십(Intellectual Leadership)'을 지향하고 있다"고 했다고 한다.
정 총리는 지난 9월27일 첫 기자간담회에서 '정운찬형(型)' 총리가 되고 싶다고 했다. 대통령을 잘 보좌하되, 필요하면 총리로서 할 말은 하고,내각을 부드럽게 이끌어 가겠다는 게 골자였다. 그러나 석 달이 지났지만 아직 본인의 '색깔'이 분명치 않다는 지적이 나온다. 총리실 관계자는 "취임 후 곧바로 세종시 문제가 불거지면서 정운찬형 총리를 정립할 시간이 없었다"고 했다. 세종시에 진력하다 보니 인사와 조직 개편은 물론 사회 통합 · 교육문제 · 경제위기 극복 등에 대해 자신의 목소리를 낼 기회가 상대적으로 적었다는 설명이다.
정 총리가 올인하고 있는 세종시의 향배에 따라 그의 거취가 결정될 가능성이 높다. 본인 뜻대로 수정에 성공한다면 대선주자로 부상할 개연성이 다분하지만 거꾸로 실패한다면 진퇴의 기로에 설 수도 있다.
장진모 기자 j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