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번 잉크를 넣어야 하는 번거로움으로 인해 필기구로서 인기를 잃었던 만년필이 30대 중반 이상 직장인을 중심으로 화려하게 부활하고 있다.

주머니 속의 만년필이 자신을 상징하고 돋보이게 만들어 주는 '스몰 럭셔리'(작은 명품)로 떠올랐기 때문.

남성들이 만년필에 관심을 쏟는 것은 여성들이 명품 액세서리를 구입하는 것과 비슷한 심리다.

종이를 스치듯 지나가는 펜촉의 사각거리는 느낌,펜 보디에서 느껴지는 묵직한 그립감은 새해를 맞기 위한 필수품이다. '몽블랑''듀퐁' 등 명품 브랜드가 중 · 장년층에게 지속적으로 인기를 모으고,최근엔 '쉐퍼''파커''워터맨' 등 상대적으로 저렴한 만년필이 젊은 직장인들의 눈길을 끈다.

몽블랑은 모든 필기구 끝에 알프스의 최고봉 몽블랑의 만년설을 상징하는 브랜드 로고 '화이트 스타'를 장식했다. 펜촉에는 몽블랑의 높이(m)인 '4810'이 새겨져 있다.

100년 넘게 장인정신과 전통 제조법을 고수해온 몽블랑 제품의 가격은 60만~80만원대로 높지만 중 · 장년층에게 꾸준히 인기를 모으고 있다. 몽블랑은 올해도 판매액의 10%를 기부하는 유니세프 리미티드 에디션(72만원)을 내놓았다. 뚜껑 부분을 블루 사파이어로 장식했고,펜촉에는 올리브 무늬를 새겨 18K 금도금했다. 가벼워 필기감이 좋다는 평이다.

듀퐁의 만년필은 전체적으로 펜의 두께가 두껍고 무게감이 있는 편이다. 듀퐁 라이터의 마니아들이 만년필을 세트로 구매하는 경우가 많다. '올림피오 미디엄라인 만년필 451403N'(55만원)은 검은색 보디에 화이트 테두리로 장식했고 황동 소재로 무게감이 있어 필기할 때 안정감이 있다. 펜촉은 14K로 도금했다.

고가의 만년필이 부담스러운 젊은 직장인에겐 백화점들은 10만~20만원대의 대중적인 만년필을 추천한다.

깔끔하면서 속이 비치는 디자인,스틸 느낌의 펜촉으로 젊은 감각을 살렸다. 쉐퍼는 보석상을 운영하던 미국인 월터 쉐퍼가 만든 브랜드로,세계 최초로 만년필 내부에 진공 튜브를 사용한 것으로 유명하다. 대표 상품인 '쉐퍼 오닉스 락카바디-팔라듐 캡'은 가격이 15만원대다. 펜촉은 22K 금으로 도금했고,보디가 둥글고 굵어 편안한 그립감을 준다.

만년필을 오래 사용하기 위한 한 가지 팁! 이따금 미지근한 물로 만년필 속을 세척해야 한다는 것을 잊지 말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