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카이' 브랜드는 헝가리만이 독점적 사용권을 가지고 있다. "

폴란드 주간 폴리티카는 최신호에서 스위트 와인인 '토카이(사진)' 브랜드를 사수하기 위한 헝가리의 수백 년에 걸친 투쟁사를 소개했다. 토카이는 프랑스의 루이15세가 "왕의 와인이며 와인의 왕(비눔 레그눔 에트 렉스 비노룸)"이라고 불렀을 정도로 명성이 자자하다. 토카이는 헝가리와 슬로바키아 접경 산악지대다.

헝가리 정부는 유사품 제조나 상표권 침해에 민감한 반응을 보여왔다. 16세기 알사스 지방 군대가 토카이 지역을 침공하면서 4000배럴의 와인과 포도나무를 훔쳐간 뒤 알사스에서 만들기 시작한 '토카이 드 알사스' 브랜드에 대해 헝가리 정부는 1960년대 중반 유럽경제공동체(EEC)에 상표권 침해로 제소했다. 결국 헝가리산 주류에서 '메독'이나 '코냑' 등의 프랑스 상표를 사용하지 않는 대신 '토카이' 브랜드의 독점권을 지켜냈다. 또 이탈리아 프리울리 지역에서 토카이의 명성을 빌려 '토카이 프리울라노'나 '토카이 이탈리아노' 등을 생산하자 1993년 헤이그 국제사법재판소에서 "헝가리만이 독점적으로 토카이 브랜드를 쓸 수 있다"는 판결을 얻어내기도 했다.

그러나 이 같은 헝가리의 토카이 브랜드 독점권은 1993년 슬로바키아가 독립하면서 위험에 직면했다. 슬로바키아가 합스부르크제국 시절 토카이 생산자로 지정된 농가 일부가 현재 슬로바키아에 속하기 때문에 토카이 브랜드 사용 권리가 있다며 다수의 토카이 브랜드 와인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결국 헝가리는 전체 토카이 와인 생산의 10%에 해당하는 565헥타르 규모 지역에서 제조된 와인에 대해 토카이 브랜드를 쓸 수 있도록 슬로바키아와 2008년 합의했다.

하지만 2009년 슬로바키아가 슬로바키아령 토카이 생산지를 908헥타르로 늘리겠다고 요구함에 따라 분쟁이 재발했다. 폴리티카는 "이른 시일 내에 문제가 해결되긴 힘들 것 같다"고 전망했다.

김동욱 기자 kimd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