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넘이&해맞이 명소] 시름 떨치고…소망 보듬고…황금빛 마중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해넘이&해맞이 명소
기축년을 밝혔던 해가 저물고 있다. 글로벌 금융위기에 따른 경기침체에 난데없는 신종플루까지 겹친 어려운 한 해였던 만큼 해를 넘기는 감회가 그 어느 때보다 특별할 것 같다. 나흘 뒤면 밝아올 경인년 새해에 거는 기대와 다짐들이 더욱 각별한 의미를 갖는 까닭이다. 해넘이·해맞이 명소를 찾아 지난 한 해를 차분히 갈무리하고 희망의 새해를 마중하는 것은 어떨까.
#기축년의 지는 해
수도권에서라면 인천공항이 있는 영종 · 용유도가 안성맞춤이다. 《을왕리해변》 《왕산해변》 《마시란해변》 등 해넘이 명소들이 즐비하다. 특히 마시란해변은 갯벌체험장으로 활용될 만큼 넓은 갯벌이 온통 황금빛으로 물들어 장관을 이룬다. 한적한 포구마을의 정취가 물씬 풍기는 《거잠포》 일몰도 알아준다. 갯벌에 드러누운 낚싯배들 사이로 떨어지는 석양이 일품이다. 일몰뿐만 아니라 일출도 유명하다. 코레일공항철도가 하루 세 차례 용유 임시역까지 운행하는 해넘이 열차를 이용하면 편하다.
《당진 왜목마을》은 해넘이와 해맞이를 동시에 즐길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동지를 전후한 60여일간 소박하고 서정적인 일몰과 일출을 구경할 수 있다. 장고항 용무치~경기 화성군 국화도 사이로 해가 뜨며,대난지도와 소난지도 사이의 비경도 쪽으로 해넘이가 이루어진다.
《안면도 꽃지해변》은 해넘이 여행의 베스트셀러.사진작가들도 가장 아름다운 해넘이 포인트로 꼽는 곳이다. 할미바위와 할아비바위 사이로 떨어지는 작지만 말간 해가 유달리 서정적인 느낌을 준다. 방포와 연결된 꽃다리가 해넘이 포인트다.
《격포 채석강》은 자연 체험을 겸한 해넘이 포인트로 유명하다. 오래된 책을 차곡차곡 쌓아놓은 듯한 채석강에서 자연의 신비를 느낄 수 있다. 격포해수욕장을 사이에 둔 채석강과 적벽강 낙조가 일품이다. 닭이봉 전망대에서의 해넘이도 좋다.
《진도 세방해변》의 일몰 풍경도 진하다. 양덕도,주지도 등 눈앞에 있는 것처럼 가까워 보이는 섬 사이로 해가 빨려 들어가면서 붉게 물드는 하늘이 아름답다. 진도 해안도로 중에서 제일 아름답다는 세방낙조전망대가 해넘이를 하기에 안성맞춤이다.
#경인년의 새 해
일출 여행지로는 《울산 간절곶》과 《포항 호미곶》을 빼놓을 수 없다. 간절곶은 우리나라 육지에서 2010년의 해를 가장 먼저 볼 수 있는 곳.그런 만큼 해맞이의 감흥이 남다르다. 간절곶 일출 시간은 오전 7시26분24초,호미곶은 7시32분27초다. 호미곶이 간절곶보다 동쪽에 있는 것처럼 보이는데 지구의 지전축이 23.5도 기울어져 있어 해가 떠오르는 시간은 간절곶이 조금 더 빠르다고 한다.
《강릉 정동진》은 해맞이 여행의 스테디셀러다. 서울에서 정동쪽에 있는 포구마을이라는 상징성으로 인해 해맞이 포인트로 그 유명세가 식지 않고 있는 곳이다. 드라마 '모래시계' 이후 연인들의 낭만여행지로 급부상했다. 삼척과 경계를 이루는 곳에 있는 《추암해변》도 해맞이 명소로 둘째가라면 서러워 하는 곳이다. 예전 애국가 영상의 일출 장면을 촬영한 곳이다. 하늘을 찌를 듯 우뚝 솟은 촛대바위 위로 불쑥 솟아오르는 동해의 아침해가 뭔지 모를 감동을 안겨준다.
《해남 땅끝마을》에서의 해맞이도 남다른 의미를 부여할 수 있겠다. 올해는 울돌목 거북배 선상 해맞이 행사도 마련했다. 명량대첩의 울돌목과 진도 고군면 벽파 일대를 운항하는 거북배를 땅끝마을로 이동시켜 준비한 선상 해맞이 행사다.
《여수 향일암》도 대표적인 해맞이 명소다. 최근 화재가 일어나 대웅전 등이 소실됐지만 해맞이 축제는 규모를 줄여 예정대로 치르기로 했다. 31일에는 금오산 정산 해넘이와 함께 소원지 쓰기 등의 차분한 이벤트를 진행한다. 새해 첫날에는 오전 6시부터 일출제례를 올린다.
#서울에서도 OK
먼 길 오르지 않고 서울에서도 멋진 해맞이를 즐길 수 있다. 《아차산》은 서울에서 가장 먼저 해를 볼 수 있는 곳으로 잘 알려져 있다. 정상 고구려정 주변 해맞이 광장에서 새해 첫 해맞이 축제를 연다. 지하철 5호선 광나루역에서 내려 걸어가면 편하다. 아차산 정상까지 30~40분이면 충분하다. 《선유도공원》에서의 해맞이는 낭만적이다. 연인과 가볍게 산책하며 데이트하기 안성맞춤이다. 한강과 강 건너 서울 북쪽 전망이 시원하다. 1월1일엔 오전 6시에 오픈한다. 지하철 9호선 선유도역 2번 출구로 나와 1㎞쯤 걸어가면 된다.
월드컵공원의 《하늘공원》에서 즐기는 해맞이도 일품이다. 올초 해맞이 행사에도 3만여명이 찾았을 정도로 인기가 높다. 새벽 5시50분부터 입장 가능하다. 하늘공원 해맞이의 명당 자리인 동쪽 방향 전망데크를 차지하려면 좀 서두르는 게 좋겠다. 지하철 6호선 월드컵경기장역에서 내려 20분 정도 걸으면 된다. 《성북동 오동근린공원》 정상의 팔각정과 《개운산 근린공원 운동장》,《성동구 응봉산 팔각정》,《양천구 용왕산 정상 용왕정》 등도 서울시내 일출 명소로 손꼽힌다.
김재일 기자 kjil@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