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내 세제 전문가들이 국제기구에 잇따라 진출해 화제다. 주인공은 기획재정부 세제실 공무원들이다.

재정부 조세기획관인 김낙회 국장은 내년 1월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산하 재정위원회(CFA) 이사회 이사로 선임돼 6월부터 활동할 예정이다. CFA이사회는 OECD의 국제조세 관련 기준을 정하는 조직이다. 세계 각국이 맺는 조세협약의 기본 틀이 되는 '모델조약',다국적 기업이 법인세를 가장 적게 내는 나라로 이익을 몰아주는 행위에 대한 규제기준(이전가격 가이드라인) 등을 설정하는 게 이 조직의 역할이다.

재정부는 김 국장이 CFA이사로 활동하게 됨에 따라 앞으로 각국과의 조세협약 조율 과정에서 우리나라의 입장을 적극적으로 반영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김 국장에 앞서 재정부 세제실의 안세준 법인세제과장은 지난 8월 임기 4년의 유엔 조세전문가위원회 위원으로 선임됐다. 유엔 조세전문가위원회는 개발도상국의 입장에서 국가 간 조세와 관련한 정보 교환과 조세징수 협력 방안을 논의하는 조직이다. 최근에는 외국인 투자를 활성화하기 위한 조세정책 방향에 대한 정책을 개도국에 권고하는 역할도 맡고 있다.

국제조세제도과의 이재목 서기관도 최근 OECD사무국에 특채됐다. 이 서기관은 내년 1월부터 OECD사무국에서 조세업무를 담당하는 조세정책 · 행정센터의 과장급 직원으로 활동하게 된다.

재정부 관계자는 "해외 각국과의 조세협력이 늘어나면서 세제실 공무원들의 국제기구 진출도 활발해지고 있다"며 "이번 OECD와 유엔 진출을 계기로 우리나라가 앞으로 국제조세 흐름을 주도하는 데 기여할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박신영 기자 nyus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