스키장·백화점 북적…기업보너스가 '성탄특수' 되살려
지난 25일 인천공항은 아침부터 북새통이었다. 이날 출국자 수는 무려 4만9000여명.3만6000명을 기록한 작년보다 1만3000여명(27.7%)이나 많은 사람이 해외로 빠져 나갔다. 같은 날 서울 을지로 롯데백화점에도 클래식 음악이 깔렸던 작년과 달리 발랄한 캐롤이 하루종일 울렸다. "매출이 지난해보다 20%가량 늘었다"(여성브랜드 매장직원)는 얘기가 곳곳에서 들렸다.

올 성탄절 연휴는 오랜만에 북적대는 분위기였다. 주요 음식점과 호텔,스키장,여행업계 등이 특수를 톡톡히 누렸다. 일부 실적이 좋은 대기업들이 연말 성과급을 두둑하게 지급한데다 경기 회복으로 소비가 살아난 데 따른 것으로 보인다.

◆북적인 고속도로와 공항

고속도로 차량과 공항인파는 경기를 재는 바로미터.크리스마스 이브인 지난 24일부터 토요일인 26일까지 서울을 빠져나간 차량 수는 92만여대.24일이 34만대로 가장 많았고 25일과 26일이 각각 28만9000여대와 29만4000여대였다.

한국도로공사 관계자는 "이번 크리스마스 연휴에 서울을 빠져나간 차량이 작년에 비해 10%가량 늘었다"고 말했다.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은 물론 외국국적 항공사들은 작년보다 무려 1만3000여명 이상 늘어난 크리스마스 승객에 즐거운 비명을 질렀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연말연시 대부분의 노선이 만석을 보이고 있고 사이판과 방콕 노선에 70회의 추가운항을 계획하고 있다"고 말했다. 윤한영 인천공항팀장은 "크리스마스 연휴를 포함해 이번 달에만 지난해보다 13만여명이 많은 54만여명이 공항을 빠져나갔다"면서 "경기회복으로 여행심리가 살아난 탓"이라고 설명했다.

◆스키장과 호텔,음식점도 만원

화이트 크리스마스와 성탄절 연휴를 즐기려는 인파는 전국 스키장을 가득 메웠다. 적당한 추위에다 눈까지 내려 24일과 25일 이틀간 평창 용평스키장,횡성 성우리조트,춘천 엘리시안 강촌 등 강원도 내 주요 스키장엔 20만명가량이 몰렸다. 경주현대호텔 등 호텔 업계도 경기 회복세에 힘입어 바쁜 연휴를 보냈다. 경주현대호텔 측은 크리스마스 전날부터 2박3일간 머무른 고객으로 객실 전부가 가득찼다고 전했다.

시내 주요 음식점들은 연휴 기간 중 고객들과 한바탕 예약전쟁을 치렀다. 경기도 분당과 서울 강남,목동 등에선 예약을 못한 손님들이 음식점을 직접 찾아 대기표를 받고 기다리는 모습도 연출됐다. 분당에 사는 김상민씨(49)는 "가족과 저녁식사를 하기 위해 아침부터 10여군데에 전화를 했는데 모두 예약이 끝난 상태였다"며 "예약이 쉬웠던 작년을 생각하고 늑장을 부렸다가 가족들에게 혼났다"고 말했다.

◆기업보너스 폭포수 효과

작년보다 크리스마스 경기가 좋아진 것은 글로벌 금융위기의 여파에도 불구하고 주요 대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져 적잖은 보너스가 지급된 덕분이라는 게 백화점 등 마케팅 담당자들의 분석이다. 한 백화점 관계자는 "삼성전자가 2조원의 보너스를 푼다는 얘기 자체만으로도 경기는 살아난다"며 "대기업들의 실적이 좋아지면 개인의 지갑에 돈이 들어오는 폭포수 효과를 낸다"고 말했다.


<전국종합>