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명박 대통령이 27일 아랍에미리트(UAE) 수도 아부다비에서 한국전력과 UAE원자력공사 간 원전사업 계약 서명식에 참석한 후 현지 힐튼 호텔에 마련된 프레스센터에 들러 기자회견을 갖고 소감과 앞으로의 포부를 밝혔다.

다소 상기된 표정으로 회견장에 들어선 이 대통령은 TV로 생중계된 회견에서 우선 "어려웠던 한 해를 보내면서 이 한 해가 가기 전에 국민들에게 역사적인 기쁜 소식을 전하게 돼 무척 감격스럽다. 대한민국 국민의 한 사람으로서 매우 자랑스럽다"고 말문을 열었다. 이어 "앞으로 에너지 건설 플랜트 투자 등 여러 분야에서 양국이 협력을 확대해 나갈 것"이라며 "원전 수주를 제2의 중동 붐을 위한 교두보로 발전시켜 나갈 것"이라고 계획을 밝혔다.

이 대통령은 또 "UAE 원전 프로젝트는 규모면에서도 역사적으로 최대이지만 대한민국이 원전 수출국으로서 앞으로 새롭게 창출할 가치를 생각하면 더 큰 의미가 있다"고 평가했다. 이 대통령은 "원자력 발전 30년 역사 동안 우리는 세계 시장에 진출하기 위해 많은 노력을 기울여 왔다"며 "그러나 원천 기술과 해외 진출 경험이 없다는 이유로 번번이 실패를 거듭했다"고 회고했다.

이 대통령은 "더욱이 이번 수주 과정에서 원전 사업을 선도하고 있는 프랑스와 미국-일본 컨소시엄과의 치열한 경쟁에서 이김으로써 앞으로 해외시장에 진출하는데 있어 이들 국가 및 러시아 등과 어깨를 나란히 할 수 있게 됐다"고 의미를 뒀다.

원전시장의 무궁한 발전 가능성에 대해서도 언급했다. 이 대통령은 "지금 세계는 기후변화에 대비한 가장 현실적인 대안으로 원전의 발전을 주목하고 있다. 시장은 엄청난 규모로 늘어날 것"이라고 말했다. 이 대통령은 "바야흐로 원전 시대가 도래하면서 우리가 진출할 수 있는 기회 또한 커졌고 이는 한국 경제 발전에도 크게 기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이 대통령은 회견을 마치고 수주에 참여한 업체 관계자들에게 "이번에 죽다 살았지"라고 농담을 던지며 격려했다.

이 대통령은 "올해 대한민국은 G20(주요20개국)정상회의를 유치하고 최초로 원전을 수출하는 등 커다란 경제,외교적 성과를 거뒀다"며 "대한민국은 국운이 있다고 생각한다. 2010년 새해에는 경제위기를 극복하고 국제사회의 주역으로 미래를 선도해 나갈 수 있도록 더욱 노력할 것"이라고 다짐했다.

아부다비(UAE)=홍영식 기자 ysho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