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밑 극장가에 쌍끌이 흥행 장세가 펼쳐지고 있다. 제임스 카메론 감독의 할리우드 대작 '아바타'와 최동훈 감독의 오락영화 '전우치'가 국내 스크린의 70% 가까이를 점유하며 관객몰이를 견인하고 있는 것.'해운대'와 '국가대표'가 나란히 흥행을 이끌었던 지난 여름 극장가와 비슷한 판도.'아바타'와 '전우치'의 흥행으로 12월에는 지난해 같은 달에 비해 20% 정도 영화 관객이 증가할 전망이다.

28일 영화진흥위원회 영화관입장권통합전산망에 따르면 '아바타'는 크리스마스 연휴 기간인 지난 25~27일 전국 838개 상영관에서 관객 157만3270명(39.7%)을 동원하며 2주 연속 박스오피스 정상을 지켰다. 17일 개봉된 후 올해 개봉작 중 최단 기간인 11일 만에 400만명을 돌파하며 누적 관객 419만4333명을 기록했다.

'아바타'는 특히 117개 스크린에서 상영 중인 '3D버전'의 인기가 높다. 멀티플렉스 CGV의 경우 3D상영관의 티켓 가격은 1만3000원이며 이 중에서도 아이맥스 3D상영관은 1만6000원으로 8000~9000원인 일반 상영관 티켓 가격보다 훨씬 비싸지만 이들 티켓이 먼저 매진되고 있다.

CGV 관계자는 "대형 스크린인 아이맥스관에서 3D로 볼 수 있는 티켓은 연말까지 모두 동난 상태"라며 "영화 속 지구인과 외계인의 스펙터클한 전쟁 신과 외계행성의 신비로운 풍경이 대형 화면에서 3D버전으로 볼 때 더욱 실감나기 때문"이라고 말했다.

'아바타'보다 한 주 늦은 23일 개봉한 '전우치'는 25~27일 전국 610개 스크린에서 126만9409명(32%)을 모아 5일간 총 177만1384명을 동원했다. 올 들어 한국 영화 중 '해운대'에 이어 2위 흥행 기록이다.

배급사인 CJ엔터테인먼트 측은 "'전우치'는 3일 만에 100만명을 돌파해 '해운대'보다 빠른 흥행 실적을 보였지만 관객이 가장 많이 몰리는 일요일에 오후 1시께부터 전국에 폭설이 내리는 바람에 크리스마스 당일보다 관객 수가 20~25%가량 줄었다"고 설명했다.

'전우치'는 예매보다 현장 판매에서,서울보다 지방에서 강세인 게 특징.관객수 500만명 이상의 한국 영화에서 자주 나타나는 서울 대 지방 관객 비율이 1 대 4에 달한다.

또한 3장 이상 구매도 많아 온가족이 함께 즐기는 패턴도 뚜렷하다. '도술'이란 한국적인 소재를 활용해 유쾌한 웃음과 흥미진진한 액션을 선보이기 때문에 겨울 방학과 설연휴 기간 중 온가족이 보기에 가장 편한 영화라는 평가다.

극장가에서는 '아바타'와 '전우치'외에 내년 초까지 이렇다할 대작이 없어 두 영화의 쌍끌이 장세는 당분간 지속될 것으로 보고 있다.

유재혁 기자 yoojh@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