환매않고 기다렸던 투자자가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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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 펀드시장 결산
국내 IT·車…해외선 러·브 펀드 '더블 수익률' 속출
2007년 고점 가입 적립식도 두자리수 수익 달성
국내 IT·車…해외선 러·브 펀드 '더블 수익률' 속출
2007년 고점 가입 적립식도 두자리수 수익 달성
지난해 말 '반토막'의 충격 속에 우울한 연말을 맞았던 펀드투자자들의 마음고생이 1년 만에 한결 가셨다. 글로벌 증시 고점인 2007년 말 가입한 해외 펀드들은 여전히 20%대의 손실을 보고 있지만 올해 50% 이상의 수익을 올려 '원금 회복'이라는 희망을 확인했기 때문이다.
특히 이 시기를 전후해 적립식으로 가입했던 투자자 대부분은 이미 두자릿수의 수익률을 올리고 있다. 실제 2007년10월 말 나온 '미래에셋인사이트'에 매월 초 적립식으로 꾸준히 납입한 투자자는 정기적금의 세 배가 넘는 17.3%의 수익을 내고 있다.
이수진 제로인 연구원은 "위기 속에서 끝까지 투자를 고수했던 투자자들은 고진감래의 기쁨을 맛봤지만 서둘러 손절매나 환매에 나선 투자자들에겐 아쉬운 한 해로 기억될 것"이라고 말했다.
◆국내에선 마이트리플스타 115% 1위
올 국내 펀드는 IT(정보기술)와 자동차 투자펀드, 해외는 러 · 브(러시아 브라질) 펀드가 눈부신 성과를 올렸다.
28일 펀드평가업체 제로인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펀드는 올해 50.88%의 수익을 올리며 코스피지수 상승률(47%)을 웃돌았다. 중소형주펀드들이 연말 뒷심을 발휘하며 유형별로는 가장 높은 53%의 수익을 거둔 반면 배당주펀드들은 46%로 부진한 모습이었다.
개별 펀드에선 소수 종목에 집중 투자한 '마이트리플스타C/A'가 연초 이후 115.62%의 수익률로 1위를 차지했으며 IT 업종 비중이 높은 펀드들이 선두권에 대거 포진했다. '하나UBS IT코리아1A'는 100% 이상의 수익을 올렸고 '신한BNPP프레스티지코리아테크2' '신한BNPP프레스티지코리아테크적립식1' 등도 80%를 웃도는 높은 수익을 거뒀다.
펀드 수익률 순위에서는 빠졌지만 특정 지수를 추종하도록 짜여진 상장지수펀드(ETF)의 선전도 눈부셨다. IT · 자동차 업종이 급등한 탓에 '대신자이언트현대차그룹' '미래에셋맵스타이거세미콘' '삼성코덱스반도체' '삼성코덱스자동차' 등 ETF들도 100% 이상 대박을 냈다.
올 증시의 주도주가 상반기 중소형주에서 하반기 대형주로 크게 바뀌면서 시장 흐름에 능동적으로 대처한 트러스톤 알리안츠 유진운용 등 중소형 운용사들이 수익률 1~3위로 두각을 나타냈다. 대형 운용사 중에서는 한국운용이 4위로 펀드 종가의 옛 명성을 과시했다.
◆해외펀드 수익률은 브릭스 順
러시아와 브라질 펀드들은 올해 100% 넘는 대박을 잇달아 터뜨리며 국내 · 외에서 15개(ETF 제외)의 '더블 펀드'들이 속출했다. 브라질펀드와 러시아펀드는 올해 평균수익률이 각각 113%,110%에 달하는 초강세를 보였다. 인도펀드가 83% 이상 수익을 냈고,중국펀드도 50% 넘는 수익률을 기록하면서 올해 해외펀드에서 국가펀드의 성과는 특이하게 브릭스(브라질 · 러시아 · 인도 · 중국) 순으로 정렬됐다.
개별 펀드에서도 러브 펀드들이 단연 돋보였다. 110%가 넘는 평균수익률을 뛰어넘는 펀드가 많았으며 대부분 운용 규모가 큰 펀드였다. '미래에셋브라질업종대표'는 141%가 넘는 수익률로 해외 주식형펀드 가운데 가장 좋은 성과를 기록했다. 이어 '미래에셋브라질러시아업종대표'가 134%의 수익률로 뒤를 이었으며 '신한BNPP더드림브라질'과 '신한BNPP더드림러브' 등도 125%가 넘는 수익을 내면서 선전했다.
올 해외 펀드들의 수익률 회복 덕에 2년 손실률도 크게 줄었다. 러시아펀드는 여전히 반토막을 면치 못하고 있지만 브릭스 중국 친디아 아시아퍼시픽(일본제외)펀드들은 20% 정도까지 손실률이 낮아졌다.
◆환매는 계속
국내 및 해외 주식형펀드엔 끊임없이 환매가 이어졌다.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국내 주식형에서 올해 신규 투자(설정)는 16조7000억원에 그친 반면 23조9000원의 환매가 진행되며 7조2000억원이 순유출됐다. 해외 펀드까지 합하면 9조8400억원이 순수하게 빠져나갔다.
국내 주식형에서는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1A'가 9000억원 이상 순유출됐으며 '미래에셋3억만들기솔로몬1A' '미래에셋3억만들기좋은기업주식K-1' '미래에셋디스커버리2A' 등에서도 3000억원대 자금이 빠져나갔다. 반면 '한국투자네비게이터1A' '한국투자삼성그룹적립식2A' 'KB코리아엘리트20C' '하나UBS인베스트연금1' '트러스톤칭기스칸A' 등은 환매 행렬 속에서도 자금을 끌어모았다.
서정환/김재후 기자 ceose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