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직개혁 속도내는 KT…'굼뜬 공룡'은 잊어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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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상최대 5992명 명퇴‥인건비 비중 11.8%로 낮춰
신규채용 등 젊은피 지속 수혈‥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탈바꿈
신규채용 등 젊은피 지속 수혈‥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탈바꿈
KT의 개혁 드라이브에 속도가 붙고 있다. KTF와의 합병 이후 조직개편과 인사혁신,윤리경영으로 내실을 다진 데 이어 6000여 명에 달하는 인력을 줄여 조직슬림화에 나섰다.
KT가 명예퇴직 카드를 꺼낸 것은 합병 후 비대해진 조직 구조로는 급변하는 통신시장 환경 변화를 따라잡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주력 사업인 유선전화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만으로는 실적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향후 조직개편 등 '몸만들기'를 통해 내년 LG 통신 계열사의 합병 등으로 본격화될 '통신대전'의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군살 빼고 '공격경영' 채비
KT의 이번 명퇴는 이달 초 노조가 사측에 먼저 제의해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 6월 합병 이후 불거진 중복인력의 해소 차원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보다 나은 퇴직 기회를 마련해 주자는 노조의 요구와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했던 사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유선통신 서비스가 중심인 KT는 다른 통신회사에 비해 임직원 수가 훨씬 많아 '공룡'에 비유돼 왔다. 특히 현장 근로자의 평균연령이 45세에 달할 만큼 고령화된 인력구조를 갖고 있어 조직 운영 등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번 명퇴 대상인 근속 15년 이상인 직원 수가 전체 직원의 68%에 달할 정도였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도 KTF와 합병하기 전 22%에 달했다. 글로벌 기업 평균(10%선)의 2배 이상이고,경쟁업체인 SK텔레콤(4%)의 5배에 달한다. 이처럼 비대한 인력구조 탓에 지난해 직원 1인당 매출액은 SK텔레콤의 10분의 1,LG텔레콤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번 명퇴로 KT 임직원 수는 3만7000여명에서 3만1000명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또 역피라미드 형의 비정상적인 인력구조가 원통형으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특별명퇴금 규모는 약 8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올해 영업이익은 당초 목표인 1조8000억원에서 9000억원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인력 규모와 인건비 축소 등으로 경영 여건은 개선될 전망이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올해 14.2%에서 내년에는 11.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명퇴자 대부분이 50대 장기 근속자여서 임직원 평균연령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젊은 기업으로 변신하는 셈이다.
◆조직혁신도 가속화
이번 인력감축은 이석채 회장이 추진해 온 조직혁신을 위한 또다른 승부수로 평가된다. 이 회장은 취임 후 KT 조직을 홈 · 기업 · 개인부문 등 3개 사내독립기업(CIC) 책임경영체제로 바꾸고 여성 및 외부 인력을 대거 영입해 새바람을 불어넣었다.
30년간 유지된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공기업 성격이 강한 KT의 기업문화를 변화시켰다. 이 회장은 합병 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으나 노조 측의 요구에 따른 명퇴를 통해 대대적인 조직혁신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KT 관계자는 "합병법인 출범 후 '쿡(QOOK)''올레(Olleh)' 등의 브랜드를 통해 젊어진 KT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번 명예퇴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조직개편과 인력 재배치를 통해 다시 한번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이번 명퇴를 계기로 조직 구조를 슬림화하고 신입사원 채용을 늘려 젊고 역동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 · 무선 컨버전스(융합) 등 신사업 추진에 가속도를 붙여 안정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인건비 절감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신성장 동력원의 발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김한석 인재경영실장(부사장)은 "이번 명퇴는 느린 공룡으로 대변되던 KT가 효율적이고 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
KT가 명예퇴직 카드를 꺼낸 것은 합병 후 비대해진 조직 구조로는 급변하는 통신시장 환경 변화를 따라잡기 힘들다는 판단에서다. 주력 사업인 유선전화 가입자 이탈이 가속화되고 적자가 지속되는 상황에서 비용 절감만으로는 실적개선에 한계가 있다고 본 것이다. 향후 조직개편 등 '몸만들기'를 통해 내년 LG 통신 계열사의 합병 등으로 본격화될 '통신대전'의 승기를 잡겠다는 전략이다.
◆군살 빼고 '공격경영' 채비
KT의 이번 명퇴는 이달 초 노조가 사측에 먼저 제의해 이뤄졌다. 하지만 지난 6월 합병 이후 불거진 중복인력의 해소 차원이라는 게 대체적인 분석이다. 보다 나은 퇴직 기회를 마련해 주자는 노조의 요구와 인력 구조조정이 필요했던 사측의 이해가 맞아떨어진 결과다.
유선통신 서비스가 중심인 KT는 다른 통신회사에 비해 임직원 수가 훨씬 많아 '공룡'에 비유돼 왔다. 특히 현장 근로자의 평균연령이 45세에 달할 만큼 고령화된 인력구조를 갖고 있어 조직 운영 등에서 상당한 부담으로 작용했다. 이번 명퇴 대상인 근속 15년 이상인 직원 수가 전체 직원의 68%에 달할 정도였다.
매출액에서 차지하는 인건비 비중도 KTF와 합병하기 전 22%에 달했다. 글로벌 기업 평균(10%선)의 2배 이상이고,경쟁업체인 SK텔레콤(4%)의 5배에 달한다. 이처럼 비대한 인력구조 탓에 지난해 직원 1인당 매출액은 SK텔레콤의 10분의 1,LG텔레콤의 5분의 1 수준에 불과했다.
이번 명퇴로 KT 임직원 수는 3만7000여명에서 3만1000명 수준으로 줄어들게 된다. 또 역피라미드 형의 비정상적인 인력구조가 원통형으로 바뀌게 될 전망이다. 특별명퇴금 규모는 약 8500억원으로 추정된다. 이에 따라 올해 영업이익은 당초 목표인 1조8000억원에서 9000억원 수준으로 낮아질 전망이다. 그러나 장기적으로 보면 인력 규모와 인건비 축소 등으로 경영 여건은 개선될 전망이다. 매출액 대비 인건비 비중은 올해 14.2%에서 내년에는 11.8%로 낮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명퇴자 대부분이 50대 장기 근속자여서 임직원 평균연령도 크게 낮아질 전망이다. 젊은 기업으로 변신하는 셈이다.
◆조직혁신도 가속화
이번 인력감축은 이석채 회장이 추진해 온 조직혁신을 위한 또다른 승부수로 평가된다. 이 회장은 취임 후 KT 조직을 홈 · 기업 · 개인부문 등 3개 사내독립기업(CIC) 책임경영체제로 바꾸고 여성 및 외부 인력을 대거 영입해 새바람을 불어넣었다.
30년간 유지된 호봉제를 폐지하고 성과연봉제를 도입하는 등 공기업 성격이 강한 KT의 기업문화를 변화시켰다. 이 회장은 합병 후 "인위적인 구조조정은 없다"는 원칙을 고수해 왔으나 노조 측의 요구에 따른 명퇴를 통해 대대적인 조직혁신에 나설 수 있는 기반을 마련했다. KT 관계자는 "합병법인 출범 후 '쿡(QOOK)''올레(Olleh)' 등의 브랜드를 통해 젊어진 KT의 이미지를 구축하는 데 성공했다"며 "이번 명예퇴직이 성공적으로 마무리되면 조직개편과 인력 재배치를 통해 다시 한번 조직에 새 바람을 불어넣을 것"이라고 말했다.
KT는 이번 명퇴를 계기로 조직 구조를 슬림화하고 신입사원 채용을 늘려 젊고 역동적인 기업문화를 만들어갈 계획이다. 이를 통해 유 · 무선 컨버전스(융합) 등 신사업 추진에 가속도를 붙여 안정적인 성장 발판을 마련한다는 전략이다.
인건비 절감을 통해 마련한 재원으로 주력사업의 경쟁력을 높이고 미래 신성장 동력원의 발굴에도 적극 나설 방침이다. 김한석 인재경영실장(부사장)은 "이번 명퇴는 느린 공룡으로 대변되던 KT가 효율적이고 빠르고 강한 조직으로 탈바꿈하는 기폭제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양준영 기자 tetriu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