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이 크리스마스에 발생한 항공기 테러 기도 사건으로 뒤집혔습니다.항공 보안에 구멍이 뚫렸다는 비판이 일고 있으며,관광산업이 위축될 것이란 우려도 나오고 있습니다.휴가 중인 오바마 대통령은 유탄을 맞았습니다.


미국 정보당국은 나이지리아 출신 우마르 파루크 압둘무탈라브가 노스웨스트항공 253편 기내에서 벌인 테러 기도 사건을 계속 수사 중입니다.미 국토안보부는 현재로선 이번 사건이 광범위한 국제 테러단체와 연계돼 이뤄졌다는 징후를 아직 발견하지 못했다고 밝혔습니다.


재닛 나폴리타노 장관은 27일 수사 진행 상황과 관련 “수사 중이어서 추측하는 것은 적절치 않다”고 말했습니다.ABC방송 등 미국 언론은 지난 26일 범인이 9.11 테러를 가했던 알 카에다 테러세력과 연계됐다고 주장하고 있다고 보도한 바 있습니다.


나폴리타노 장관은 “항공사 및 외국의 안보 기관들과 50만명에 달하는 잠재적인 테러리스트 명단 정보를 공유하고 있으나 구체적인 정보가 부족해 범인에 대한 탑승금지 조치를 취하지 못했다”고 설명했습니다.


하와이에서 휴가 중인 버락 오바마 대통령은 이날 “테러 요주의 인물들의 리스트를 재점검하라”고 지시했습니다.오바마는 잠재적인 테러 리스트에 오른 인물인데도 범인이 항공기 탑승 전에 별도로 정밀한 보안검색을 받지 않은 점 등의 경위를 조사하라고 지시했습니다.

오바마 대통령은 “원점으로 돌아가서 테러리스트 요주의 인물에 대한 리스트 작성 작업이 어떻게 진행되는지 파악해야 한다”고 지적했습니다.로버트 기브스 백악관 대변인도 “부처 간 정보 공유가 제대로 되고 있는지 확인할 것”이라고 전했습니다.미국 당국은 이날 범인을 테러 혐의로 연방법원에 기소했습니다.


이런 가운데 오바마 대통령의 휴가가 구설수에 올랐습니다.뉴욕타임스(NYT)는 “크리스마스 휴가를 위해 백악관이나 대통령 공식별장인 캠프 데이비드 범위를 벗어난 대통령은 지난 20여년 동안 오바마 대통령이 처음”이라고 지적했습니다.오바마 대통령이 비상 연락전화를 갖고 있으나 경제위기와 이 같은 비상시에 대통령의 휴가는 미묘할 수 밖에 없다고 보도했습니다.

백악관은 이런 비판에 “군 통수권자도 재충전할 필요가 있다는 것을 미국민들이 이해하고 있다”고 반박했습니다.휴가 중이라도 대통령이 완전히 일에서 벗어나 있는 게 아니다는 것입니다.


NYT는 하지만 이번 테러 기도 사건이 아니더라도 미국인 10명 중 한 명이 실업자인 경제위기 상황이고,아프가니스탄에 3만명의 병력을 추가 파병키로 한 상황에서 호화 휴가는 맞지 않는다고 비판했습니다.오바마 대통령은 대규모 해변이 딸린 방 5개짜리 별장에서 휴가를 보낸 뒤 내년 1월3일 백악관에 복귀할 예정입니다.


반면 경기 부진 탓에 가뜩이나 어려운 미국민들의 항공 여행과 관광사업은 더욱 위축될 것으로 전망됩니다.미국 교통안전청과 국토안보부는 미국을 오가는 항공기에 탑승하는 승객의 몸수색과 수하물 검색을 강화하고 있습니다.


강화된 조치에 따라 승객들은 착륙 전 1시간 동안 좌석을 벗어날 수 없습니다.자신이 들고 탄 수화물에 손대거나 개인 물품을 무릎 위에 올려놓는 행동도 금지됩니다.미국 영공을 비행하는 동안에는 승무원이 승객에게 비행경로나 현재 위치를 안내하는 기내방송도 할 수 없습니다.


올해 미국의 관광산업은 경제위기에다 신종플루 등으로 인해 작년보다 20% 가량 위축된 것으로 추정됩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
[특파원의 아침] 테러 기도 유탄맞은 오바마 대통령