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E(아랍에미리트)가 발주한 총 400억달러(약 47조원) 규모의 원자력발전소 건설공사를 한국전력 컨소시엄이 수주했다는 소식이 알려지면서 증시에 원자력 '열풍'이 불고 있다.

4분기 '어닝시즌' 이전까지 장을 이끌어 갈 동력이 부족한 상황에서 이같은 낭보가 전해진 만큼, 당분간 원전 관련주에 대한 시장의 관심은 뜨거울 전망이다.

증권업계에서는 직접적으로 컨소시엄에 참여한 기업은 물론, 관련 기계ㆍ부품업체로까지 수혜가 확대될 것으로 보고 수혜주 찾기에 부심이다.

◆한국전력 거래량 폭발…올 들어 최대 상승폭 기록

이번 사업을 주도할 한국전력은 28일 오전 10시 2분 현재 전거래일 대비 2950원(9.01%) 오른 3만5700원에 거래되고 있다. 올 들어 최대 상승폭이다.

개장 초반 가격제한폭까지 올랐다가 외국인투자자들의 차익실현 매물이 쏟아져 10% 내외까지 상승폭이 줄었다. CLSA DSK 모건스탠리 등 외국계 창구가 대거 매도 상위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보통 하루 100만주 가량에 불과한 거래량은 이미 올 들어 최대인 750만여주에 이르고 있다.

한국전력의 자회사로 설계 및 기술을 맡은 한전기술과 원자로 주기기 제작을 맡은 두산중공업도 가격제한폭까지 올랐고, 시공사인 삼성물산현대건설도 각각 8%대의 급등세를 기록중이다.

이밖에 원전 관련 기술경쟁력을 갖췄다고 평가받거나 납품 실적이 있는 비에이치아이 티에스엠텍 등도 상한가를 기록중이며, 신텍(14.67%) S&TC(9.54%) 등의 기계ㆍ부품 주와 성광벤드(6.93%) 태광(4.25%) 등 피팅업체 등도 큰 폭의 상승세를 보이고 있다.

◆"原電 보조기기 업체까지 수혜"

증권 업계에서는 수혜주 찾기에 열을 올리는 모습이다. 우선 한국전력에 주목하고 있다. 유덕상 동부증권 연구원은 "한국전력은 최초 원전 수출의 중심에 있다"며 "해외 원전 수출 본격화로 한국전력은 성장성이 확보됐다"고 평가했다.

2030년까지 전세계 원전 300호기 증설 예정(1조~1조2000억달러 추정)상황에서 이후 요르단과 인도 등의 신흥국 원전 추가 수출 가능성이 높아졌다는 진단이다.

신지윤 KTB투자증권 연구원도 "전력 판매수익이 빠지더라도 '티끌모아 태산'이라고 자문수수료만 챙기더라도 한전 새로 보기에 일조할 수 있는 요인"이라고 분석했다.

신 연구원은 "자회사 가치가 부쩍 커져서 이제 SOTP(Sum of Total Partsㆍ가치합산법)로 주가를 산정할 필요가 생겼다"며 "일단 해외 발전사업을 재평가 해야하며 자회사 가치도 따로 반영시켜야 된다"고 했다.

그는 "당장 원전설계 수혜주로 주가가 급 등한 한전기술의 장부가치는 580억원인데 시가로 보면 1조5000억원"이라며 "여기에 자원개발(E&P) 사업 및 부동산 사업(본사 부지 매각 등)도 SOTP 의 대상"이라고 덧붙였다.

우리투자증권은 두산중공업을 이번 원전 수주의 최대 수혜주로 꼽았다. 원전 1기 수주시 전체 공사비의 25% 내외를 주기기 매출로 계상하기 때문에 이번 4기의 수주 영향은 두산중공업의 2010년 예상순이익의 5% 수준에 이르기 때문이란 설명이다.

또 2030년까지 UAE 원전 14기 모두를 수주한다면 총 매출액 11조3000억원, 영업이익 2조3000억원, 당기순이익 1조7000억원 등이 두산중공업의 실적에 반영될 수 있을 것으로 분석했다.

우리투자증권은 이밖에도 비에이치아이 티에스엠텍 S&TC 신텍 한국전력 한전기술 등을 수혜주로 지목했다.

김현 LIG투자증권 연구원은 "1기당 2000억원 수준의 매출이 발생할 것으로 예상되는 한전기술의 매출 성장에 주목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또한 60년의 설계 수명 동안 유지와 보수를 통해 200억달러의 추가 수주가 예상되는 것을 감안하면 이 부문의 사업 주체인 한전KPS의 중장기 성장 모멘텀도 기대된다고 했다.

김 연구원은 "열교환기와 베슬 등의 수요 발생은 이 분야의 기술경쟁력과 납품 실적을 보유한 비에이치아이, 티에스엠텍, S&TC 등에도 호재로 작용할 것"이라고 했다.

그는 "원전의 파이핑에 소요되는 고부가 상품인 원전용 피팅의 매출 증가가 수익성 개선으로 확대될 수 있는 태광, 성광벤드 등의 수혜도 기대된다"고 덧붙였다.

한경닷컴 정형석/안재광 기자 ahnj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