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국 연방준비제도이사회(FRB)가 '출구전략 2탄'을 제시했다. 은행들에 이자를 지급하는 상품을 팔아 금융위기 수습을 위해 시중에 대거 풀어놓은 돈을 회수하는 방식이다.

FRB는 예금금융기관의 지급준비금 규정을 수정,경매방식을 통해 은행들에 예치한 자금에 이자를 지급할 수 있는 '기간물예금창구(Term Deposit Facility)'를 개설한다고 28일 밝혔다. 이를 위해 30일 동안 금융사들로부터 만기와 금리 등 구체적인 조건에 대한 여론을 청취키로 했다.

벤 버냉키 FRB 의장은 기간물예금과 관련,"시중은행이 고객에게 판매하는 양도성 예금증서(CD)와 비슷하다"고 말했다. FRB는 다만 "효과적인 통화정책을 이행하기 위해 은행들의 유동성을 흡수하게 될 몇 가지 신중한 계획들 가운데 한 부분"이라며 "단기적으로 통화정책 결정에 어떤 의미를 갖는 것은 아니다"고 설명했다.

은행들이 최대 1년 등 서너 가지 만기를 가진 기간물예금을 사면 그만큼 FRB로 시중자금이 회수된다. 대출과 증권 매입을 통한 FRB의 자산규모는 지난 23일 현재 2조2000억달러로 금융위기 이후 두 배 이상 증가,시중에 풀린 자금이 1조달러가 넘는다.

시장은 예상하고 있던 또다른 출구전략 구상의 하나라고 평가했다. 레이몬드 레미 다이와증권 채권팀장은 "놀라운 발표가 아니다"라면서 "과잉 유동성 우려에 대응하는 FRB의 한 가지 방안"이라고 전했다. 같은 맥락에서 FRB는 환매조건부채권을 은행들에 판매하기 위한 시스템을 시험하고 있는 중이다.

FRB의 기준금리 인상 조치는 출구전략의 마지막 카드가 될 것으로 예상된다. FRB는 연 0~0.25%인 기준금리를 1년 이상 동결하고 있다. 지난 15일과 16일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회의를 열어 제로금리를 상당 기간 유지키로 했다.

워싱턴=김홍열 특파원 comeo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