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통업계 "마지막 대형매물 GS백화점·마트 잡자"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신세계 인수땐 현대百과 2위경합
홈플러스가 가져가면 이마트 앞서‥인수가격 눈치싸움 치열 할듯
홈플러스가 가져가면 이마트 앞서‥인수가격 눈치싸움 치열 할듯
GS리테일의 백화점(GS스퀘어백화점)과 대형마트(GS마트) 매각이 연말 유통업계에 초미의 관심사로 떠올랐다. 성숙기에 접어든 백화점 · 대형마트 시장에서 마지막 대형 매물로 꼽히는 GS백화점 · 마트를 누가 차지하느냐에 따라 업계 판도가 달라지기 때문.
GS그룹은 이달 초 GS리테일의 백화점 · 마트 부문 매각 주간사로 바클레이즈캐피털을 선정,매각작업을 본격화하고 있다. GS는 최근 롯데쇼핑,신세계,현대백화점,홈플러스 등 유통업계 '빅4'에 매각 관련 투자설명서를 보냈다. 롯데쇼핑과 신세계는 백화점과 마트 모두,현대백화점은 백화점을,홈플러스는 대형마트를 인수하는 데 관심을 갖고 있다. 내년 1월 중 우선협상 대상자를 선정하고 2월까지 매각작업을 완료한다는 계획이다.
◆유통 '빅4' 모두 관심
GS리테일은 각 업종 선두권인 편의점(GS25),슈퍼마켓(GS수퍼마켓) 부문에 역량을 집중하기 위해 경쟁력이 떨어지는 백화점 · 마트 부문 매각을 결정했다. 백화점은 경기 구리 · 안산 · 부천점 등 3개,마트는 서울 송파점,경기 고양점 등 14개 점포가 있다. 시장에서 차지하는 점유율은 각각 3%에 불과하지만 누가 인수하느냐에 따라 업계 순위가 바뀔 수도 있다.
먼저 신세계가 GS백화점을 인수하면 점포수가 11개로 2위인 현대백화점과 같아진다. 매출도 신세계가 올해 센텀시티점,영등포점 개장으로 현대백화점과 차이를 크게 좁혀 2위로 올라설 공산이 높다. 또 신세계 기존 점포와 GS백화점의 상권이 겹치지 않는 것도 이점이다. 반면 현대백화점이 인수할 경우 바짝 추격해 온 신세계를 따돌릴 수 있다. 그러나 부천 중동점과 GS 부천점의 중복 문제가 부담이다.
대형마트 부문에선 2위인 홈플러스가 GS마트를 가져갈 경우 점포 수 128개로,1위인 신세계 이마트(127개)를 간발의 차로 앞서게 된다. 시장점유율(작년 매출 기준)도 28%에서 31%로 올라,이마트(34%)와 3%포인트 차로 좁혀진다. 반면 이마트가 GS마트를 인수하면 홈플러스와의 점포수 격차를 27개로 벌려 확고한 1위를 굳힌다.
롯데가 백화점과 마트를 모두 가져가면 업계 판도에 미치는 영향은 상대적으로 적다. 다만 롯데마트(현재 68개 점포)는 '국내 100개점 운영'이란 목표 달성 시기를 앞당길 수 있다.
◆치열한 '가격 눈치 싸움' 예고
이들 업체는 공통적으로 "GS 측으로부터 인수 제의가 들어와 검토 중이지만 가격이 맞아야 한다"는 입장이어서 아직 뚜렷한 인수 후보는 나타나지 않고 있다.
롯데 관계자는 "점포 중복이나 효율성 문제를 면밀히 따져 봐야겠지만 무리하게 인수할 정도는 아니라고 본다"고 말했다. 신세계 관계자도 "GS의 점포들이 규모가 작아 인수 후 발전 가능성이 크지는 않다"며 "당분간 이만한 M&A(인수합병)건이 없다는 점에서 인수 가치는 충분하지만 결국 가격이 문제"라고 지적했다.
업계에서는 GS백화점 · 마트의 인수 금액을 대략 1조4000억~1조7000억원으로 전망하고 있다. 하지만 인수전이 과열될 경우 가격이 더 올라갈 수도 있다는 분석이다. 일각에선 ABN암로가 주간사를 맡았던 2006년 이랜드의 까르푸 인수 사례를 주목한다.
한 유통업체 관계자는 "외국계 금융회사들이 M&A 협상에 능해 까르푸의 경우처럼 유통업체들이 산정한 가치 이상으로 가격이 뛸 수도 있다"며 "업계 '빅3'가 아닌 의외의 업체가 인수자로 등장할 가능성도 있다"고 말했다.
송태형 기자 toughlb@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