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세균 민주당 대표에게 올해는 '도전과 응전'의 한 해였다. 제 1야당 대표 취임 이후 10%대를 맴도는 지지율 속에 그는 밖으로는 거대 여당,내부에서는 비주류의 끊임없는 도전에 직면했다.

그때마다 차기 지역구 불출마 선언과 의원직 사퇴 등 정치적 자산을 하나씩 내던지는 승부수로 험로를 헤쳐왔다. 내년 1월이면 대표 취임 18개월째다. 열린우리당 시절 김근태 전 의장(8개월 6일)의 기록을 넘는 당내 최장수 대표 기록이다.

정 대표는 어려움 속에 치른 지난 4월과 10월 재보선에서 수도권의 승리를 이끌어 4석을 보태며 과거 재보선 전패 기록을 깼다. 노무현 김대중 두 전직 대통령 서거 국면을 거치면서 당 지지율도 20%대에 안착했다. 민주당 내부에서 "약체 당의 대표를 맡아 대과없이 무난하게 이끌어왔다"고 평가한다.

하지만 정 대표가 최장수 대표를 맡으면서 일궈낸 성과들을 오롯이 자신의 정치력 배가로 이끌어내지 못하고 있는 점은 한계로 꼽힌다. 여당과의 대결과 전직 대통령들의 서거를 통한 전통 지지층 집결로 당의 지지율이 일정 부분 회복됐지만 정 대표 개인의 지지율은 2%의 벽을 넘어서지 못하고 있다. 한 의원은 "미디어법 투쟁과정에서 수없이 노출된 만큼 하반기에는 대표의 지지율이 다소 오를 것으로 기대했는데 요지부동에 우리도 놀랐다"고 말했다.

'미스터 스마일'로 불렸던 정 대표가 기존의 합리적 이미지에서 벗어나 대여 강경투쟁에 나서면서 고유의 브랜드를 잃어버렸다는 지적도 나온다. 그가 지난 여름 내내 미디어법 무효화 투쟁을 위해 100일 장외투쟁에 나선 데 이어 지난달 방일한 뒤 일본 민주당의 '생활정치'를 표방하며 민생버스 투어를 한 것에 대해서도 지나치게 밖으로 돈다는 비판적인 시각도 없지 않다.

민지혜 기자 spop@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