촬영 현장에서 광고 모델과 스태프들은 '거인국 속의 난쟁이'에 가까웠다. 나무판으로 만든 아몬드,큰 쇠판으로 제작한 스푼과 포크 등 광고에 나온 소품들은 설정에 맞게 크게 만들어졌다.

비는 엄청난 무게의 대형 스푼을 들고 시럽을 뿌리는 연기를 해야 했고 구혜선은 대형 아몬드 모형을 빵 위에 던지는 연기를 보여줘야 했다. 역시 비는 '근육남'답게 제작진의 우려를 떨쳐내며 무거운 철제 스푼을 자유자재로 다뤘다. 운동으로 다져진 월드스타의 체력이 빛을 발하는 순간이었다. 빵반죽 모양의 공을 굴리는 장면에서는 구혜선이 공 굴리기에 익숙하지 않아 계속 NG가 발생해 제작진의 속을 태웠다. 동시에 2명의 모델이 정확히 반죽 모형을 굴려야 하다보니 실수가 잦았고 반복되는 촬영은 쉽지 않았다.

하지만 촬영이 끝날 때까지 광고 모델,스태프할 것 없이 모두 웃음을 잃지 않아 좋은 장면을 얻을 수 있었다.

첫 장면에서 춤추는 장면 촬영 때도 제작진들은 걱정했다. 모델들이 너무 잘 춰도 안 되고 못 춰도 안되는 설정이었는데 비는 너무 멋지게 나올 것 같아서,구혜선은 춤을 너무 못 출 것 같아서 스태프들이 긴장했다. 하지만 우려는 '기우'에 그쳤다. 비는 춤의 달인답게 원하는 동작을 바로 보여줬고 구혜선도 귀여운 동작을 제작진의 의도에 맞게 해줬다.

거의 모든 장면들은 컴퓨터 합성으로 이뤄졌다. 비와 구혜선은 합성 작업을 위해 텅 빈 파란 크로마키 공간에서 연기를 했다. 마치 실제로 거대한 빵을 만드는 듯한 장면을 담아야 했기 때문에 처음에는 다들 연기가 서툴렀다. 그렇지만 시간이 흐를수록 일의 속도도 빨라졌다.

CM송을 비와 구혜선이 함께 부른 것도 화제였다. 현장에서 처음 받아보는 악보였지만 두 사람은 짧은 시간에 탁월하게 곡을 소화해냈다는 후문이다.

김주완 기자 kjwan@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