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국대표 CEO 송년 좌담] 규제완화 건수보다 시행이 중요…'원포인트 서비스' 도입해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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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편해야 '글로벌 스탠더드'
G20회의 국격 높일 절호의 기회
기업의 사회공헌은 일자리 창출
국론 통합 위해 '윤활유' 역할해야
G20회의 국격 높일 절호의 기회
기업의 사회공헌은 일자리 창출
국론 통합 위해 '윤활유' 역할해야
◆사회=G20 정상회의는 대한민국의 국격을 높일 수 있는 기회입니다. 기업 입장에서도 새로운 도전의 장이 열린 셈입니다.
◆김반석 부회장=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몰라 보게 바뀌었습니다. 공기도 맑아지고 환경도 좋아지고,나라 수준이 전체적으로 한 단계 높아졌습니다. 우리나라도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해서 성장한 경험이 있습니다. G20 정상회의도 우리나라가 국가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발판이 될 겁니다.
◆정준양 회장=G20 정상회의 개최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고 지킬 수 있는 수준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해 초 아시아 지역본부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는 해외 설비 공급업체와 간담회를 했습니다. 싱가포르는 철강산업과 무관한데 왜 한국,중국,일본이 아닌 그곳에 본부를 뒀냐고 물었더니 '살기 편해서'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외국인이 서울에서 점심 한번 먹으려면 호텔밖에 갈 곳이 없다고 합니다. 글로벌 스탠더드가 별 게 아닙니다. 외국인이 자기네 나라처럼 편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팔성 회장=이번 금융위기는 쉽사리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더블딥 얘기도 나옵니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기에는 기존 강자의 빈자리를 채우는 새로운 강자가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위기 이후의 기회를 놓치면 이류 또는 삼류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G20 정상회의는 좋은 찬스입니다.
◆사회=현 정부의 슬로건 중 하나가 '규제완화'입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석채 회장=현 정부는 지속적인 규제 개혁을 추진해 왔고 질적,양적으로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 규제였던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해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고취시키는 성과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측면이 있습니다. 사전 규제 위주로 돼 있는 법제도의 기본 틀을 사후 규제로 바꿔야 합니다. EU는 통신분야 사전 규제를 사후 규제로 돌려 짭짤한 재미를 봤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자가 늘었습니다. 사전 규제를 없애되,규정을 어기면 엄정한 처벌을 하는 방향으로 규제 정책의 틀을 다시 짜야 합니다.
◆김반석 부회장=정부가 올해 초 시행한 수도권 공장 설립과 관련한 입지 규제 완화는 기업의 투자 의욕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LG화학도 규제 완화에 힘입어 향후 파주에 약 3조원 규모의 LCD용 유리기판 신규 투자계획을 실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준양 회장=규제 완화를 위해 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행이 더 중요합니다. 기업이 한 가지 일을 처리하려면 여러 부처를 들려야 하는데,이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지난달 15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APEC(아시아 · 태평양 경제협력체) CEO 서밋에서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외자 유치를 위해 '원 포인트 서비스'를 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한 곳에 들리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죠.
◆이팔성 회장=각 분야에서 추가로 규제를 완화해 나가야 합니다. 금융 분야에서는 영업 부문에 아직도 규제가 많이 남았습니다. 은행,보험 등에 적용하는 포지티브 방식(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의 영업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예외적으로 금지)으로 바꾸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사회=기업의 사회공헌이 요즘 강조되고 있습니다. 좋은 얘기지만 기업에 압박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지 않을까요.
◆김반석 부회장=최고의 사회공헌은 수익을 동반한 지속성장입니다. 그래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사회공헌은 더 이상 부담이 아닙니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고,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을 받습니다. 사회공헌도 일종의 글로벌 스탠더드입니다.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아니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정준양 회장=우리 사회는 여러 면에서 분열돼 있습니다. 사회 주체들이 하나가 되려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사회의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석채 회장=성장하지 않는 기업은 사회적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입니다. KT는 혁신을 통해 성장을 꾀할 겁니다. 혁신을 하면 해당 기업의 직원은 줄어들지만 주변에 수많은 일감을 던져줄 수 있습니다. 우리 경제에 가장 시급한 문제는 기업체 숫자가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기존 기업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일감을 만들어 새로운 기업들이 많이 생기도록 해야합니다.
◆사회=내년 경영 여건은 어떨까요.
◆정준양 회장=위기와 기회가 상존하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포스코는 경영 환경이 급변할 것에 대비해 체력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철강회사 경쟁력의 핵심은 좋은 원료를 얼마나 잘 확보할 수 있느냐입니다. 내년에는 정부와 힘을 합쳐 원료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겁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M&A(인수 · 합병)에도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철강 분야와 함께 비철금속 분야에도 힘을 쏟아 종합소재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이석채 회장=올해는 누가 봐도 어려웠습니다. 직원들에게 비상경영을 하자고 얘기하면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내년에도 비상경영을 하자는 얘기를 하면 반발하는 직원이 수두룩합니다. 아직 경기가 다 살아난 게 아닌데….위기가 끝났다고 보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KT의 비전은 종합 IT(정보기술) 기업입니다. 내수 위주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김반석 부회장=미국,일본 기업이 내년에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고 환율도 떨어져서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세계 경제가 나아지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올해에 버금가는 공격적인 목표를 잡았습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계획해 놓은 것을 착실하게 진행해 나갈 겁니다.
◆이팔성 회장=우리금융은 내년에 현지 법인 형태로 해외에 진출할 겁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국내 은행의 해외 지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해외 현지 은행들이 금융위기가 닥치자 우리나라 은행 본점뿐 아니라 해외 지점에도 돈을 빌려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점이 아닌 현지 법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현지 법인을 세워 현지 화폐로 거래를 하면 해당국가로부터 보호도 받고 지점과 같은 불이익도 당하지 않습니다. 또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습니다.
정리 송형석/박민제 기자 click@hankyung.com
◆김반석 부회장=중국은 2008년 베이징 올림픽을 계기로 몰라 보게 바뀌었습니다. 공기도 맑아지고 환경도 좋아지고,나라 수준이 전체적으로 한 단계 높아졌습니다. 우리나라도 올림픽과 월드컵을 통해서 성장한 경험이 있습니다. G20 정상회의도 우리나라가 국가 브랜드를 높일 수 있는 발판이 될 겁니다.
◆정준양 회장=G20 정상회의 개최는 우리나라가 글로벌 스탠더드를 만들고 지킬 수 있는 수준에 들어갔다는 것을 의미합니다. 올해 초 아시아 지역본부를 싱가포르에 두고 있는 해외 설비 공급업체와 간담회를 했습니다. 싱가포르는 철강산업과 무관한데 왜 한국,중국,일본이 아닌 그곳에 본부를 뒀냐고 물었더니 '살기 편해서'라는 답이 돌아왔습니다. 외국인이 서울에서 점심 한번 먹으려면 호텔밖에 갈 곳이 없다고 합니다. 글로벌 스탠더드가 별 게 아닙니다. 외국인이 자기네 나라처럼 편하게 살 수 있게 하는 것입니다.
◆이팔성 회장=이번 금융위기는 쉽사리 끝나지 않을 수도 있습니다. 더블딥 얘기도 나옵니다. 이렇게 불확실성이 지배하는 시기에는 기존 강자의 빈자리를 채우는 새로운 강자가 등장하기 마련입니다. 위기 이후의 기회를 놓치면 이류 또는 삼류로 전락할 수도 있습니다. G20 정상회의는 좋은 찬스입니다.
◆사회=현 정부의 슬로건 중 하나가 '규제완화'입니다. 어떻게 평가하십니까.
◆이석채 회장=현 정부는 지속적인 규제 개혁을 추진해 왔고 질적,양적으로 서서히 효과가 나타나고 있습니다. 대표적 규제였던 출자총액제한제도를 폐지해 기업들의 투자 의욕을 고취시키는 성과도 올렸습니다. 하지만 개선해야 할 측면이 있습니다. 사전 규제 위주로 돼 있는 법제도의 기본 틀을 사후 규제로 바꿔야 합니다. EU는 통신분야 사전 규제를 사후 규제로 돌려 짭짤한 재미를 봤습니다. 경쟁이 치열해지면서 투자가 늘었습니다. 사전 규제를 없애되,규정을 어기면 엄정한 처벌을 하는 방향으로 규제 정책의 틀을 다시 짜야 합니다.
◆김반석 부회장=정부가 올해 초 시행한 수도권 공장 설립과 관련한 입지 규제 완화는 기업의 투자 의욕을 높이는 데 크게 기여했습니다. LG화학도 규제 완화에 힘입어 향후 파주에 약 3조원 규모의 LCD용 유리기판 신규 투자계획을 실행할 수 있게 됐습니다.
◆정준양 회장=규제 완화를 위해 제도를 정비하는 것도 중요하지만 시행이 더 중요합니다. 기업이 한 가지 일을 처리하려면 여러 부처를 들려야 하는데,이를 바로잡아야 합니다. 지난달 15일 싱가포르에서 개최된 APEC(아시아 · 태평양 경제협력체) CEO 서밋에서 유도요노 인도네시아 대통령이 외자 유치를 위해 '원 포인트 서비스'를 하겠다고 제안했습니다. 한 곳에 들리면 모든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창구를 마련하겠다는 것이죠.
◆이팔성 회장=각 분야에서 추가로 규제를 완화해 나가야 합니다. 금융 분야에서는 영업 부문에 아직도 규제가 많이 남았습니다. 은행,보험 등에 적용하는 포지티브 방식(원칙적으로 금지하되 예외적으로 허용하는 방식)의 영업 규제를 네거티브 방식(원칙적으로 허용하되 예외적으로 금지)으로 바꾸는 방안을 적극 추진해야 합니다.
◆사회=기업의 사회공헌이 요즘 강조되고 있습니다. 좋은 얘기지만 기업에 압박으로 작용할 소지도 있지 않을까요.
◆김반석 부회장=최고의 사회공헌은 수익을 동반한 지속성장입니다. 그래야 양질의 일자리를 창출할 수 있습니다. 기업 입장에서 사회공헌은 더 이상 부담이 아닙니다. 소비자에게 신뢰를 얻을 수 있고,브랜드 이미지 제고에도 도움을 받습니다. 사회공헌도 일종의 글로벌 스탠더드입니다. 사회에 기여하는 기업이 아니면 우수한 인재를 확보하기도 어려울 겁니다.
◆정준양 회장=우리 사회는 여러 면에서 분열돼 있습니다. 사회 주체들이 하나가 되려면 기업이 사회적 책임을 다하면서 사회의 윤활유 역할을 해야 합니다.
◆이석채 회장=성장하지 않는 기업은 사회적 의무를 소홀히 하는 것입니다. KT는 혁신을 통해 성장을 꾀할 겁니다. 혁신을 하면 해당 기업의 직원은 줄어들지만 주변에 수많은 일감을 던져줄 수 있습니다. 우리 경제에 가장 시급한 문제는 기업체 숫자가 줄어든다는 점입니다. 기존 기업의 성장도 중요하지만 일감을 만들어 새로운 기업들이 많이 생기도록 해야합니다.
◆사회=내년 경영 여건은 어떨까요.
◆정준양 회장=위기와 기회가 상존하는 상황이 될 것입니다. 포스코는 경영 환경이 급변할 것에 대비해 체력을 비축하고 있습니다. 철강회사 경쟁력의 핵심은 좋은 원료를 얼마나 잘 확보할 수 있느냐입니다. 내년에는 정부와 힘을 합쳐 원료 확보에 총력을 다할 겁니다. 사업 다각화를 위해 M&A(인수 · 합병)에도 힘을 쏟을 생각입니다. 철강 분야와 함께 비철금속 분야에도 힘을 쏟아 종합소재회사로 발돋움할 수 있도록 노력하려고 합니다.
◆이석채 회장=올해는 누가 봐도 어려웠습니다. 직원들에게 비상경영을 하자고 얘기하면 모두들 고개를 끄덕였습니다. 지금은 상황이 달라졌습니다. 내년에도 비상경영을 하자는 얘기를 하면 반발하는 직원이 수두룩합니다. 아직 경기가 다 살아난 게 아닌데….위기가 끝났다고 보는 사람들을 설득하는 것이 어렵습니다. KT의 비전은 종합 IT(정보기술) 기업입니다. 내수 위주에서 벗어나 해외 시장에 적극적으로 진출할 계획입니다.
◆김반석 부회장=미국,일본 기업이 내년에 공격적으로 나올 것이고 환율도 떨어져서 힘들 것 같습니다. 그래도 세계 경제가 나아지고 있기 때문에 내년에도 올해에 버금가는 공격적인 목표를 잡았습니다. 미래 성장동력 확보를 위해 계획해 놓은 것을 착실하게 진행해 나갈 겁니다.
◆이팔성 회장=우리금융은 내년에 현지 법인 형태로 해외에 진출할 겁니다. 새로운 성장동력을 해외에서 찾겠다는 생각에서입니다. 금융위기가 닥쳤을 때 국내 은행의 해외 지점들이 많은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해외 현지 은행들이 금융위기가 닥치자 우리나라 은행 본점뿐 아니라 해외 지점에도 돈을 빌려 주지 않았기 때문입니다. 지점이 아닌 현지 법인이 필요하다는 점을 절실히 느꼈습니다. 현지 법인을 세워 현지 화폐로 거래를 하면 해당국가로부터 보호도 받고 지점과 같은 불이익도 당하지 않습니다. 또 외환보유액이 늘어나는 효과도 있습니다.
정리 송형석/박민제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