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경닷컴]지난 10년 금융시장은 격동의 시기를 보냈다.지난 10년의 교훈이 향후 10년의 투자에 도움이 된다면 헛된 경험만은 아닐 것이다.월스트리트저널(WSJ)은 31일 개인 투자자들이 마음에 담아둬야 할 ‘투자 교훈’ 몇가지를 소개했다.

첫째로 꼽은 것은 ‘옛날 가격에 집착하지 말라’는 것이다.6개월전에 100달러에 거래됐던 주식이 현재 50달러에 거래된다고 결코 싼게 아니라는 얘기다.2000∼2002년 정보기술(IT)거품 붕괴 시기의 기술주나 2007∼2009년 금융위기때의 은행주를 보면 잘 알수 있다.

둘째는 대박을 노리는 ‘투기’보다 밤잠 설치지 않게 하는 ‘투자’가 더 가치있다는 것이다.WSJ은 디아지오(주류) 크래프트푸즈(식음료) 엑슨모빌(석유) 등의 주식에 투자했다면 위기때 내다 파느라고 정신없진 않았을 것이라고 언급했다.이를 위해선 자신의 투자원칙을 지키는 게 중요하다.기술주가 치솟을때 묵묵히 가치주를 들고 있으려면 ‘용기’가 필요하다.잠깐 보유했다가 파는 것은 ‘매매(trade)’지 ‘투자(investment)’가 아니다.투자라면 적어도 몇년은 갖고 있어야 한다.

WSJ은 또 ‘상대 가치’에 현혹되지 말라고 조언했다.‘상대 가치’란 ‘절반의 임신’처럼 말이 안되는 표현이라고 주장했다.투자란 미래 현금흐름에 대비해 싸냐 비싸냐의 절대가치만 유효할 뿐인데 투자자들은 다른 자산에 비해 상대적으로 싸다는 이유로 너무 많은 돈을 지불하도 자산을 매입한다는 지적이다.매일의 뉴스보다는 장기 트렌드가 중요하다.지난 10년간 큰 돈을 번 사람들은 대부분 중국 경제성장의 효과,금 시장의 수급,급증하는 미 부채 등에 주목했다.애널리스트등 소위 전문가의 말을 맹신해도 안된다.

저축을 대체할 만한 것은 없다.오늘날엔 믿기 어렵지만 10년전 주식과 집으로 많은 돈을 벌기 때문에 저축할 필요가 없다고 주장하는 사람들까지 있었다.그렇다고 은행에 돈만 맡겨둬선 안된다.투자를 해야 한다.지난 10년간 미국의 소비자물가는 연평균 2.6% 수준에 그쳤다.반면 달러의 구매력은 1999년 이래 25%나 하락했다.

끝으로 월지는 ‘가능성이 희박한 것’과 ‘불가능한 것’을 혼동하지 말라고 충고했다.엔론의 회계부정,1000달러를 돌파한 금값 등은 10년전만해도 상상 못했던 일이지만 실제로 발생했다.10년뒤에 다시 돌아보면 지금은 우리가 생각할 수 없는 여러 일들이 일어났을 수 있다.

박성완 기자 psw@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