영·정조, 이황 명필 보물 됐네…
-
기사 스크랩
-
공유
-
댓글
-
클린뷰
-
프린트
문화재청, 어찰집 등 20점 지정
16세기의 문신 양사언(1517~1584년)은 황기로(1521~?)와 더불어 조선을 대표하는 초서 명필로 유명했다. '봉래(蓬萊)'라는 호가 말해주듯 그는 금강산과 같은 선경(仙境)을 좋아하고 세속에 얽매이기를 싫어해 도가적 기풍의 예술세계를 형성했다.
양사언이 당나라 저광의(儲光羲)의 오언시'낙양도(洛陽道)' 제1수를 빠르고 거침없이 써 내려간 쓴 초서 작품 등 조선 전기 어필과 명필 20점을 보물로 지정했다고 문화재청이 31일 밝혔다. 이번에 보물이 된 서예 작품은 영조 · 정조 · 숙종 · 효종 · 인목왕후의 어필과 어찰집 등 11건과 한호(한석봉) · 황기로 · 서거정 · 이황 · 양사언 · 성수침 · 김현성 등의 명필 9건이다.
이 중 경기도박물관이 소장하고 있는 '서거정 · 기순 필적'은 1476년 조선에 온 명나라 사신 기순(祁順)과 사신을 맞이한 좌참찬 서거정(1420~1488년)의 글씨를 앞뒤에 실은 서첩.원형 그대로 남아있는 서거정의 대표 필적인 데다 조선 초기 서예유물이 희귀해 그 가치를 높이 평가받았다.
이황과 함께 16세기를 대표하는 도학자 명필이었던 성수침의 글씨가 담긴 서첩,자손에게 보낸 서한과 시문 원고 등 이황의 여러 필적을 모은 18첩짜리 '선조유묵',석봉 한호의 노년 필적을 모은 3첩짜리 '석봉진적집' 등도 보물로 지정됐다.
또 선조의 계비인 인목왕후와 효종 · 숙종이 쓴 칠언시,효종 등의 한글어찰을 모은 '신한첩1,2',영조가 친어머니 숙빈 최씨의 생일을 맞아 숙빈묘에 올린 제문과 묘갈문 초안 원고,정조가 1791년 2월 호남으로 부임하는 정민시를 위해 지어 써준 칠언율시 등도 보물로 지정됐다.
이들 유물은 문화재청이 '동종(同種)문화재 일괄 공모사업'을 통해 직접 공모 · 발굴한 문화재로,문화재청은 이 사업을 통해 2005년 백자대호(달항아리) 5건,2006년 초상화 33건,2007~2008년 옛지도 35건을 보물로 지정하는 등 올해까지 모두 93건의 보물을 발굴 · 지정하는 성과를 거뒀다.
서화동 기자 fireboy@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