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에는 경제위기로 위축돼 있던 주요 글로벌 경쟁 업체들이 시장 점유율을 높이기 위해 경영 기조를 공격적으로 잡을 것이다.업체 간 경쟁이 올해보다 훨씬 치열할 것이다”

지난해 말 삼성그룹 사장단은 경인년(庚寅年) 한 해를 이렇게 예측했다.글로벌 경기침체가 마무리 국면으로 접어들고 있음에도 불구,우리 기업들은 걱정이 많다.삼성 사장단의 전망처럼 해외 경쟁업체들의 견제와 역습이 본격화되고 있어서다.업계 관계자는 “지난해 우리 기업들의 버팀목 역할을 했던 환율효과를 더 이상 기대할 수 없게 됐다”며 “올해보다 시장 상황이 힘들 수도 있다”고 말했다.

지난해 경기침체와 엔고(高)로 큰 타격을 입었던 도요타,소니 등 일본 기업들은 일제히 조직을 다시 추스렸다.반도체 LCD 업종 대만 기업들도 중국 시장에서 세력를 넓히며 한국 업체들을 압박하는 형국이다.

소니는 새해 LCD(액정표시장치) TV 판매 목표를 2000만대로 잡았다.2009년 예상 판매량 1450만대보다 30% 이상 높였다.LED(발광다이오드) TV와 3D TV를 재도약의 발판으로 삼는다는 구체적인 전략도 확정했다.도요타는 주력 시장인 미국에서 새해 마케팅 예산을 크게 확대하는 방향으로 사업계획을 짜고 있다.‘프리우스’에 이은 두 번째 하이브리드 전용 모델인 ‘사이’로 친환경차 시장의 주도권을 공고히 한다는 세부 사업계획도 내놓았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확산되고 있는 보호무역주의 움직임도 곤혹스러운 대목이다.대한상공회의소에 따르면 금융위기 직후인 2008년 11월부터 지난해 12월 초까지 각국에서 300여 건의 보호무역 규정이 신설됐다.

대한상의 관계자는 “전국 400여개 수출 제조업체를 대상으로 설문조사한 결과 응답기업의 29.3%가 수출 과정에서 보호무역주의 강화 분위기를 체감한다고 답했다”며 “각국 정부가 자국 기업을 보호하기 위해 환경,기술 규제 등 다양한 형태의 비(非)관세 장벽을 추가로 만들 가능성이 높다”고 설명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