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그룹은 지난해 12월 인사에서 남용 전자 부회장,김반석 화학 부회장,권영수 디스플레이 사장 등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들을 그대로 유임시켰다. 연초 목표를 뛰어넘는 실적을 올린 CEO들을 굳이 바꿀 필요는 없다고 판단했다는 게 그룹 측 설명이다.

하지만 해외 현지 법인만큼은 현지인을 대거 해외법인장으로 발령하는 대대적인 물갈이 인사를 단행했다. 전자는 미국 프랑스 스웨덴 베네룩스 캐나다 법인 등 5곳에 현지인 법인장을 신규 선임,기존 남아공법인까지 합쳐 총 6명의 현지인 법인장 체제를 갖췄다. 전자 관계자는 "현지 밀착형 마케팅을 강화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다.

전자는 다양한 신제품과 공격적인 마케팅으로 지난해 경기 침체 때 다져놓은 시장지배력을 한층 더 공고히 할 방침이다. 지난 가을 테두리와 화면의 경계를 없앤 디자인의 보더리스 시리즈에 3차원 패널을 채용한 TV,디자인과 성능을 강화한 휴대폰 등이 효자노릇을 할 것이라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강신익 LG전자 HE사업본부(TV 부문) 사장은 "올해 평판 TV 판매 목표를 올해 예상치보다 50%가량 많은 2900만대로 잡았다"며 "마케팅비도 지난해보다 대폭 확대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그룹 차원에서 추진하는 신사업들도 올해부터 본 궤도에 오를 것으로 전망된다. LG는 화학의 전기자동차용 2차전지,이노텍의 발광다이오드(LED) 등에 집중 투자할 방침이다. 태양광 발전을 위한 셀 사업에도 본격적으로 뛰어든다. 이 사업은 전자와 디스플레이가 나눠 맡을 예정이다.

계열사 중에서는 지난 1일자로 하나의 회사로 통합된 텔레콤,데이콤,파워콤 연합의 행보가 관심 거리다. 회사 관계자는 "2월께 PC만큼 데이터를 빨리 처리하는 중앙처리장치(CPU)를 탑재한 휴대폰을 내놓고,4월께에는 오즈와 myLG070을 함께 사용할 수 있는 유 · 무선컨버전스(FMC) 휴대폰을 선보일 예정"이라고 말했다.

송형석 기자 clic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