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산규모가 1조원이 넘는 대형 지방저축은행이 부실 심화로 영업이 정지됐다.

금융위원회는 31일 전북 전주에 있는 전일상호저축은행을 부실금융기관으로 지정하고 6개월 영업정지 명령을 내렸다. 이 저축은행의 총 자산은 1조3222억원(10월 말 기준)으로 전체 저축은행 총자산의 1.6%,전북지역 여수신의 3%가량을 차지하고 있다. 금융당국은 부실규모가 7000억~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보고 있다.

전일저축은행은 부채가 자산을 초과해 국제결제은행(BIS) 기준 자기자본비율은 지난해 12월 말 2.48%에서 지난 9월 말 기준으로 -11.13%로 떨어졌다.

이번 조치로 향후 6개월간 만기도래 어음과 대출의 만기연장 등 일부 업무를 제외한 영업이 정지된다. 예금보험공사는 임원 직무집행을 정지하고 관리인을 파견했다. 예보 측은 대주주 유상증자를 통한 자체 정상화보다는 가교은행을 설립,계약을 이전시킨 뒤 다른 저축은행에 매각하는 방안이 유력할 것으로 보고 있다. 영업재개까지는 4~6개월가량 걸릴 것으로 예상된다.

금감원은 부실 원인으로 부동산 경기 하락과 경기침체에 따른 거래업체의 부실화,그리고 동일차주에 대해 신용공여한도를 초과해 여신을 줬기 때문이라고 분석했다. 9월 말 현재 6만8000여명에 달하는 예금자들은 예금자보호법에 따라 5000만원까지 원리금을 보호받는다.

예보는 4~6일간 본점 및 지점을 방문,예금보험금 지급 설명회를 개최하고 긴급자금이 필요한 예금자에게는 2주일 이내에 1000만원 한도로 가지급금을 지급하기로 했다. 정상화 이전에 자금이 필요한 경우 예 · 적금을 담보로 대출도 알선해 주기로 했다.

금융당국 관계자는 "전일저축은행으로 인한 예금보험기금의 손실은 최소 7000억원에서 8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고 말했다. 이는 일반적으로 부실 저축은행 예수금의 70%가량이 예금대지급 등 저축은행 정리자금으로 소요되기 때문이다.

예금보험기금 저축은행 계정은 잇따른 저축은행 부실화로 인해 2조3711억원의 적자(10월 말 기준)를 기록하고 있다. 이에 따라 전일저축은행을 정리하기 위해 예금보험기금을 새로 투입할 경우 적자 규모는 3조원대를 훌쩍 넘길 것으로 전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금융감독당국이 저축은행 건전성 및 리스크 관리를 위한 감시 감독을 좀 더 강화할 필요가 있다"고 지적했다.

김현석 기자 realist@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