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상에서 가장 높은 빌딩으로 기록될 아랍에미리트(UAE)의 '버즈 두바이(Burj Dubai)'가 5년간의 대역사를 마무리하고 4일(현지시간) 개장한다. 지난해 11월 채무상환 유예 선언으로 잔뜩 구겨진 두바이의 자존심을 되찾는 계기가 될지 주목된다.

셰이크 모하메드 두바이 통치자의 취임 4주년 기념일에 맞춰 개장하는 버즈 두바이는 아랍어로 '두바이의 탑'이라는 뜻이다. 이 빌딩은 지상 162층으로 세계 최고층인 것만은 분명하지만 정확한 높이는 여전히 베일에 가려 있다. 극적 효과를 노리는 두바이 정부의 방침에 따라 철저히 비밀에 부쳐지고 있기 때문이다.

다만 설계도면 등을 근거로 볼 때 818m 또는 824m가 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서울 남산(262m)이나 63빌딩(249m)의 3배를 넘는 높이다. 또 지금까지 세계에서 가장 높았던 타이베이101 빌딩(101층 · 508m)보다 300m 이상 건물 높이를 끌어올렸으며 연면적만 50만㎡로 서울 삼성동 코엑스몰의 4배,잠실종합운동장의 56배에 이른다.

건물 외관은 '사막의 꽃'을 형상화한 모양에 이슬람 건축 양식을 접목시켜 하늘로 뻗은 나선형으로 설계됐다. 최고층인 160층 위에는 첨탑이 추가로 들어선다. 공사비로만 총 12억달러가 투입됐다. 2005년 2월 착공해 5년 만에 완공됐다.

버즈두바이는 지상 1~39층은 호텔,40~108층은 고급 아파트,109층 이상은 사무실로 각각 사용된다. 지상 123~124층에는 두바이 전경을 한눈에 내려다볼 수 있는 전망대(At the Top)도 들어선다.

건물주이자 공사 발주자는 중동 최대 부동산 개발업체인 두바이의 에마르(emaar)이고,설계는 미국의 세계적인 초고층 전문설계업체인 스키드모어,오우닝앤드메릴이 맡았다. 시공은 삼성물산 건설부문과 벨기에 베식스,UAE 현지 업체인 아랍텍이 컨소시엄으로 수주해서 진행했다. 삼성건설의 경우 컨소시엄 주간사로 참여해 직접공사는 물론 공사총괄 지휘를 맡아 건설 기술 능력을 전 세계에 알렸다.

삼성건설은 상층부 첨탑을 올리는 첨탑 리프트업 공법과 ㎠당 800㎏의 하중을 견디는 초고강도 콘크리트 압송 기술은 물론 3일 만에 1개층을 짓는 '층당 3일 공법' 등 첨단 신공법을 도입해 화제가 되기도 했다.

버즈 두바이 공사에는 33만㎥의 콘크리트,3만1400t의 철강 등이 들어간 것으로 추산된다. 건물에는 모두 54기의 승강기가 설치됐으며 전망대까지 오르는 승강기는 분당 600m로 세계에서 가장 빠른 속도를 자랑한다. 지상에서 전망대까지 1분 안에 도착할 수 있다는 얘기다.

버즈두바이는 향후 10여년간 세계 최고층 빌딩의 명성을 이어갈 전망이다.

강황식 기자 hiskang@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