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해 첫날부터 테러가 연이어 발생하며 지구촌이 몸살을 앓고 있다.

탈레반과 전쟁을 치르고 있는 파키스탄은 새해 첫날을 피로 물들이며 시작했다. AFP통신에 따르면 1일 북서 변경주의 라키 마르와트시 바누지구의 한 마을에서 배구경기장에 폭탄 300㎏을 실은 차량이 돌진해 폭발하며 100명에 육박하는 사망자가 발생했다.

이라크인들도 연말연시를 폭탄테러의 공포 속에서 보냈다. 2일 바그다드 남서쪽 바야지구에서는 두 대의 차량폭탄이 폭발하며 1명이 사망하고 21명이 다쳤다. 지난달 30일에는 안바르주의 주도 라마디 도심의 주정부 건물 인근에서 두 건의 자살폭탄 테러가 잇달아 발생하며 최소 23명이 숨지고 주지사 등 30여명이 다쳤다.

또 아프가니스탄 코스트주 채프먼의 미 중앙정보국(CIA) 기지에서 지난달 30일 자살폭탄 테러가 일어나며 CIA 요원 7명이 숨졌다. CIA 테러의 배후로 지목되고 있는 탈레반에 대해 정보당국 한 관리는 "성공적이고 공격적인 대테러 작전을 펼쳐 보복을 가할 것"이라고 밝혔다.

버락 오바마 미 대통령은 성탄절 노스웨스트 여객기 테러 기도 사건의 배후로 9 · 11 테러를 일으킨 알카에다를 공식 지목했다. 오바마 대통령은 2일 휴가지인 하와이 호놀룰루에서 가진 연설을 통해 "용의자가 예멘에 다녀왔고 알카에다 계열의 조직에 속한 것으로 보이며,이 조직이 그를 훈련시키고 폭발물을 준비해 비행기를 공격하도록 지시했다"고 밝혔다.

이어 "이번 테러 기도 행위에 연관된 모든 이들은 책임을 지게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5일 백악관에서 CIA 및 테러대응 당국 수장들을 만나 이번 테러 기도에 대한 예방 실패와 대응 방안 등을 집중 논의할 예정이다.

오바마 대통령은 또 3일 고든 브라운 영국 총리와 예멘의 대테러 경찰조직에 자금을 지원하기로 합의했다. 앞서 브라운 총리는 테러 배후지로 부상하고 있는 예멘 문제를 논의하기 위해 오는 28일 런던에서 미국과 유럽연합(EU) 정상들이 모이는 정상회의 개최를 제안했다.

예멘 주재 미국과 영국대사관은 3일 알카에다의 테러 위협으로 인해 대사관 업무를 중단했다. 데이비드 퍼트레이어스 미국 중부군 사령관은 2일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을 전격 면담했으며 이는 미군의 대테러 군사작전이 임박한 것으로 풀이된다.

미 국토안보부는 각국에 고위 당국자들을 급파,미국행 비행기의 보안검색을 강화하기로 했다. 이를 위해 제인 루트 부장관 등 관계자들이 이번 주부터 아프리카 아시아 유럽 중동 남미 등 국제공항을 방문할 계획이다.

국제공항의 보안검색 당국자들과 만나 여객기 사건 내용과 문제점을 설명하고 유사 사건의 재발을 막는 검색조치 강화와 정보 공유 방안 등을 협의할 것으로 알려졌다.

서기열 기자/워싱턴=김홍열 특파원 philos@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