백악관 "알-카에다, 예멘내 목표물 공격 움직임 포착"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가 미국 관련 시설을 공격하겠다고 위협함에 따라 예멘 주재 미국 및 영국 대사관이 3일 잇따라 잠정폐쇄됐다.

미국과 영국의 이번 조치는, 미국 관리들이 작년 성탄절 네덜란드를 출발해 디트로이트로 향하던 노스웨스트 여객기의 폭파를 시도했다 실패한 사건에 연루된 알-카에다 그룹의 테러공격 위협에 대해 경고한 뒤 나온 것이다.

특히 이번 조치는 데이비드 페트레이어스 미국 중부군 사령관이 알리 압둘라 살레 예멘 대통령을 면담한 지 하루만에 나온 것이기도 하다.

예멘의 수도인 사나 주재 미국 대사관은 이날 알-카에다의 테러위협으로 대사관 업무를 중단했다고 발표했다.

대사관은 업무를 언제 재개할지는 밝히지 않았다.

이와 관련, 존 브레넌 백악관 국토안보 보좌관은 알-카에다가 사나에서 다시 테러공격을 계획중이라는 징후를 포착했다고 밝혔다.

브레넌 보좌관은 CNN 방송의 '스테이트 오브 유니언' 프로그램에 출연, "알-카에다가 사나의 목표물을 타격하려 준비하는 움직임을 파악했다"며 "미국 정부가 사나 주재 미국 대사관 직원들의 생명을 놓고 위험을 무릅쓰진 않을 것"이라고 말했다.

그는 '폭스뉴스 선데이'와의 인터뷰에선 "예멘 정부가 이번 테러위협을 잘 처리할 수 있을 때까지 미국인과 서방인에 대한 위협상황이 완화되지는 않을 것"이라고 전망했다.

같은날 미 대사관 폐쇄 이후 수시간만에 영국 외무부 대변인도 사나 주재 자국 대사관이 안전상 이유 때문에 잠정폐쇄됐다고 밝혔다.

대변인은 4일 대사관의 업무재개 여부를 결정하게 될 것이라고 덧붙였다.

현재 미국과 영국 대사관 주변 도로에는 무장한 경찰차량들이 순출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최근 미국은 예멘을 근거지로 하는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 조직의 확산을 막기 위해 예멘 정부와 군사협력 및 정보교류를 강화하는 방안을 추진해 왔다.

또한 미국과 영국은 국제 테러조직의 새로운 근거지로 부상하는 예멘에 대해 공동대응키로 하고 예멘의 대테러 경찰 조직에 자금을 지원키로 합의했다.

알-카에다 아라비아반도 지부는 예멘내 알-카에다 은신처를 대상으로 지난달 미국의 지원 아래 이뤄진 대대적인 정부측 공습에 보복하고자, 성탄절 여객기 테러를 기도했다고 경고한 바 있다.

미국측은 예멘에 현재 알-카에다 대원 수백명이 있는 것으로 추정하고 있다.

(두바이연합뉴스) 강종구 특파원 inyon@yna.co.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