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용은(38)이 '무적'(無籍) 상태로 새 시즌을 맞았다. 양용은은 새 스폰서가 나타날 때까지 당분간 'kotra' 로고를 달기로 했다.

양용은은 2007년부터 작년 말까지 3년 동안 테일러메이드로부터 메인 스폰서십을 후원받았으나 '메이저대회 챔피언'의 위상에 걸맞은 대우를 놓고 합의점을 찾지 못해 재계약에 실패했다. 양용은은 그러나 테일러메이드 측과 서브 스폰서십 계약은 유지,올해도 테일러메이드 클럽과 볼을 사용하게 된다.

양용은이 메인 스폰서를 구하지 못함에 따라 당장 모자 전면과 골프백 등에 써넣을 로고가 고민거리로 떠올랐다. 서브 스폰서인 'Taylormade' 로고를 붙이는 것이 어색할 뿐더러,아무 로고없이 '공백'으로 나가는 것도 메이저 챔피언의 위상에 걸맞지 않아 보였기 때문이다. 연말까지만 해도 양용은은 '공백'을 택하기로 하고 국내 지인에게 "아무런 로고가 새겨지지 않은 골프백과 모자를 보내달라"고 했고,그 지인은 양용은에게 흰 골프백과 모자를 보내주었다고 한다.

그러나 양용은은 오는 8일 하와이에서 개막하는 2010시즌 첫 대회 SBS챔피언십을 앞두고 마음을 바꿨다. '한국 기업이 타이틀스폰서인 대회에 한국 선수로는 유일하게 나가는데 로고없는 모자와 골프백이 말이 되느냐'는 생각에 미친 것.그래서 지난해 말 스폰서십 계약과 관련해 얘기가 오갔던 'kotra' 로고를 달고 나가기로 했다. KOTRA는 준정부기관으로 특정선수를 후원할 수 없기 때문에 계약이 성사되지 않았지만,양용은은 일시적이나마 'kotra'를 달아 국가브랜드라도 알리겠다고 결심했다는 후문이다.

이런 결정에는 조환익 KOTRA 사장이 최근 양용은을 만나 "양 선수는 프로 이전에 '한류상품'이니만큼 힘닿는 대로 도와주겠다"고 말한 게 영향을 미친 것으로 전해졌다.

양용은은 현재 국내 대기업 두 곳과 메인 스폰서십 계약을 추진 중이다. 두 곳 모두 계약금에는 이견이 없으나,양용은이 대회에서 상위권에 들 경우 지급해야 하는 보너스에 부담을 갖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계약에 관여하고 있는 한 인사는 "보너스 문제로 난항을 겪고 있으나 1월까지는 메인 스폰서가 정해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김경수 기자 ksmk@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