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인년(庚寅年) 새해 증권사들은 외형 확대보다는 내실 강화를 통해 수익성 개선에 보다 중점을 둘 것으로 보인다. 대형사들은 기존에 잘 하고 있는 사업을 보다 확대ㆍ발전시키고, 신생사들은 영업기반 마련에 역량을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대형사들, "수익성과 차별화 두 마리 토끼 잡는다"

박현주 미래에셋그룹 회장은 4일 신년사에서 "금융산업이 새로운 변화와 도전의 시기를 맞고 있다"면서 "경기회복에도 불구하고 많은 금융사들이 이익창출에 보다 민감해 질 것"이라고 내다봤다. 금융업계에도 지각 변동이 도래할 것이며, 이 시기를 통해 '승자'와 '패자'가 극명하게 엇갈릴 것이란 전망이다.

박 회장은 따라서 그간의 성과를 기반으로 "장기적이고 일관되게 고객의 가치창조에 힘쓰라"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열심히 잘 하는 단계를 넘어 남들과 다르게 할 수 있어야 한다"는 얘기다. 그는 특히 "미래에셋의 강점인 자산관리 부문의 차별성에 더욱 역점을 두고, IB(투자은행) 영역에서도 확고한 위상 제고에 힘써야 한다"고 강조했다.

최경수 현대증권 사장도 "올해 금융투자업계는 생존과 성장을 향한 치열한 경쟁이 펼쳐질 것"이라며 "'응형무궁(應形無窮)'의 자세로 지속적인 혁신을 추진해야 한다"고 임직원들에게 당부했다.

'응형무궁'이란 새로운 상황에 맞도록 적시에 적응해야 승리를 유지할 수 있다는 뜻으로, 최 사장은 "변화의 물결 속에 낙오하지 않으려면 영업, 상품, 고객 등 기존 모든 분야를 새로운 관점에서 혁신해야 한다"고 설명했다.

그는 또 "수익이 창출되는 전쟁터라 할 수 있는 영업현장을 더욱 중시하겠다"며 본인 스스로 영업의 최일선에서 뛰겠다고 말했다.

유상호 한국투자증권 사장은 "세계 경제의 회복에도 불구하고 올해는 작년보다 쉽지 않은 해가 될 것"이라며 "지난해 이룩했던 성과를 더욱 고도화해 '메인 플레이어'로서 최고 수준의 성과를 만들자"고 임직원들을 독려했다.

유 사장은 "올해는 그 어느때보다 자산관리 시장에서 치열한 경쟁이 예상된다"면서 "고객과 이해관계를 같이 하는 평생 금융생활 동반자로, 전문적이고 차별화된 종합자산관리서비스를 제공할 것"이라고 말했다.

대우증권도 수익성 개선에 '방점'을 찍었다. 이 증권사 임기영 사장은 "리테일 부문에 신규 진입자가 늘어나면서 경쟁이 더욱 치열해지고 있다"며 "금융상품 판매채널로서의 역할을 보다 강화하는 등 전반적으로 리테일 부문의 체질 개선에 힘쓰겠다"고 밝혔다.

임 사장은 "IT(정보기술) 부문을 시작으로 광고와 홍보 등 투자성 경비 지출이 큰 부문은 '코스트 오너십'을 강화하겠다"고 말했다. 각 사업부문의 계획을 감안, 전사적인 차원에서 투자 및 전산개발의 우선순위를 설정하고, 이미 투자한 건도 사후 평가를 실시해 그 성과를 측정하겠다는 설명이다.

◆신생사들, 종합금융투자회사 기반 다지는 한해

대형사들이 '수익성'과 '차별화'에 역점을 두고 있는데 비해 신생사들은 사업기반 넓히기에 더욱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유흥수 LIG투자증권 사장은 "새해에는 IT 인프라 투자확대로 영업지원 IT시스템을 적시에 구축하고 보완하겠다"고 밝혔다. 또 "기존 점포의 정상화 추이와 증권시장 상황을 고려해 단계적으로 점포수도 늘리겠다"고 말했다. 여기에 장외파생업 등 신사업 진출도 지속적으로 추진할 예정이라고 덧붙였다.

주원 KTB투자증권 대표는 "중국을 중심으로 한 새로운 글로벌 시장 개발에 박차를 가할 것"이라고 했다. 또 기존의 강점인 PE(사모투자) 부문을 한층 강화하고, PEF 운용사로서 위상을 확보하겠다고 말했다.

주 대표는 또 "올해 새로 진입하는 리테일 영업은 다른 본부들의 영업 기반이 된다"면서 "리테일 영업기반 확보에도 힘쓸 것"이라고 했다.

류근성 애플투자증권 사장은 "딜링 업무 인가를 취득하기 위해 올해 추가 증자를 계획 중"이라며 "증자를 계기로 신규사업을 확대하고 수익을 극대화해 맨파워가 가장 강력한 국내 증권사가 되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그는 "올 안에 7개의 점포를 추가로 개설해 총 14개의 전국적인 영업점 네트워크를 구축하겠다"며 "법인영업 본부도 대폭 확대하고 금융사업도 다양화 하겠다"고 올해 공격적인 경영을 예고했다.

한경닷컴 안재광 기자 ahnjk@