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요 은행장들과 금융사 최고경영자(CEO)들은 새해 시작과 함께 대대적인 영업 경쟁을 예고했다. 이들은 4일 발표한 신년사에서 올해 대내외 경영환경의 불확실성이 높을 것으로 관측하면서도 영업에 매진해 고객 기반을 넓히겠다는 뜻을 밝혔다. 글로벌 금융위기 이후 지난 1년간 추진해 온 내실 위주 경영의 성과를 토대로 올해를 새로운 도약의 기회로 삼겠다는 것이다.

강정원 국민은행장은 이날 시무식에서 '변화와 혁신을 통한 리딩뱅크 위상 강화'를 올해 경영 전략 방향으로 제시하고 "국민은행을 10년 이상 1등 은행으로 만들자"고 말했다. 강 행장은 "변화하는 고객의 요구에 맞춰 국민은행만의 차별화한 상품을 지속적으로 개발,핵심 우량고객을 늘려야 한다"며 "영업점 직원의 자산관리 및 상담 능력을 향상시켜 고객 유치 경쟁에서 확실한 우위를 점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종휘 우리은행장은 "지난해 축적한 에너지를 올해는 영업력으로 발산해야 한다"며 "결제계좌 증대와 우량 중소기업 유치 등 핵심 수익원 확보에 모든 부서,모든 영업점이 나서 달라"고 주문했다. 이 행장은 "신사업 발굴 또한 병행돼야 한다"며 "복합금융상품 개발과 녹색금융 등 지속적으로 새로운 파이프라인을 구축해야만 장기적인 성장을 보장받을 수 있다"고 강조했다.

이백순 신한은행장은 '아시아 톱 10,글로벌 톱 50'을 비전으로 제시했다. 그는 "앞으로 2~3년간 어떻게 하느냐에 따라 글로벌 은행으로 도약할 수도 있고 국내 중위권 은행에 머물 수도 있다"며 "1등 은행을 향한 알찬 성장과 도약의 전기를 만들자"고 말했다.

김정태 하나은행장은 "경기 하강에 대한 우려가 없지 않지만 영업을 확대할 수 있는 기회를 맞았다"며 "카드 캐피털 보험 등 다양한 상품을 통해 새로운 고객을 찾아야 한다"고 말했다.

민유성 산은금융지주 회장 겸 산업은행장은 "산업은행과 대우증권 점포를 하나로 묶은 복합 서비스를 도입해 기업금융과 투자금융,자산운용의 전문성을 결합하겠다"고 말했다. 그는 또 "위기 극복 후 국가 경제에 기여할 수 있도록 부실 기업의 구조조정에 박차를 가하겠다"고 밝혔다.

윤용로 IBK기업은행장은 "기업금융 편중 등으로 자산구조가 상황 변화에 매우 취약하다"며 "올해 개인과 기업금융 간 확대 균형을 이루기 위해 개인금융 활성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

신창재 교보생명 회장은 호시우보(虎視牛步)의 자세를 견지해야 한다고 말했다. '호랑이의 눈으로 예리하게 살피고 소 걸음처럼 우직하게 목표를 향해 나아가자'는 뜻으로 지나친 낙관론도,근거 없는 비관론도 모두 경계하며 목표를 향해 매진하자는 것이다.

지대섭 삼성화재 사장은 눈높이를 세계 시장에 맞춰 세계 초일류 기업이 될 것을 강조했다. 지 사장은 "세계 보험시장의 흐름을 통찰하고 환경 건강 교통 등을 연구해 변화를 주도하고 새 시장을 만들어갈 수 있어야 초일류 기업의 대열에 섰다고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유승호 기자 usho@hankyu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