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업과 관공서가 4일 오전 시무식을 열기로 했다가 폭설로 취소하거나 연기했다.

한진해운홀딩스는 부산 신항만에서 시무식을 갖기로 했다가 곤란을 겪었다. 최은영 회장은 하루 전날 항공편으로 부산에 미리 내려갔지만,이날 오전 항공편으로 부산에 내려가 시무식에 참석하려던 임원들은 행사 참석을 포기하고 서울에서 인터넷방송으로 시무식을 대신했다.

삼진제약은 경기 용인 알리안츠생명 연수원에서 전 직원 500명이 참석한 가운데 명사 초청 특강과 영화관람 등으로 꾸민 독특한 시무식을 하려고 했다가 행사를 취소했다. 인천 남동공단에 있는 자동차 부품업체 B사 관계자는 "서울에 거주하는 CEO와 임원들이 도착하지 못해 시무식을 못하고 CEO 신년사를 사내 인터넷에 올리는 것으로 대신했다"고 말했다.

삼성전자 수원사업장은 오전 8시로 예정했던 시무식을 30분 이상 늦췄지만 직원 30% 이상이 지각하거나 참석하지 못했다.

충남 천안 생산공장에서 시무식을 하기로 예정했던 종근당도 160명의 서울 본사 직원을 태운 셔틀버스가 고속도로에서 기습 폭설로 정체하는 바람에 11시에야 시무식을 치를 수 있었다.

이날 내린 폭설로 청와대에서 열린 새해 첫 국무회의에 일부 부처 장관이 지각하거나 아예 참석하지 못하는 사태가 발생했다. 제때 못 온 장관은 윤증현 기획재정부 장관과 최경환 지식경제부 장관,현인택 통일부 장관,임태희 노동부 장관,정종환 국토해양부 장관 등 5명.청와대 의전팀은 눈 때문에 늦을 것 같다는 장관들의 전화를 받고 오전 8시로 잡혀 있던 일정을 8시20분으로 늦췄으나 무더기 지각을 피하지는 못했다.

회의에 앞서 도착하지 못한 장관이 있다는 보고를 받은 이명박 대통령은 먼저 "불가항력이라고 이해를 해야 한다"며 "옛말에 눈이 올 때는 쓸지 말라는 얘기가 있는데…"라고 말했다. 하지만 이 대통령은 '차가 오르막길을 못 올라갑니다'라는 유인촌 장관의 말에 "지하철을 타면 된다. 평소에도 지하철을 타봐야 한다"고 불참 장관들을 우회적으로 질책했다. 회의에 참석한 한 장관은 "제 시간에 온 다른 장관들도 특별한 재주는 없었다"면서 "대통령이 주재한 새해 첫 국무회의인데 일찍 출발했어야 한다"고 지적했다. 이날 회의에 늦은 윤증현 장관과 정종환 장관은 아예 국무회의 대신 정운찬 국무총리가 세종로 정부종합청사에서 주재한 시무식으로 발길을 돌렸다.

홍영식/송형석/박민제/이관우 기자 yshong@hankyung.com